성남이 유력한 벤처밸리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임대료가 경쟁 지역인 구로동 서울디지털산업단지보다 크게 싼 데 있다.

또 웬만한 서울 강북지역보다도 강남권 접근이 쉽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경부고속도로와 분당~내곡 간 고속화도로가 인접해 있는 데다 분당선과 지하철 8호선도 가까워 강남까지 20~30분이면 갈 수 있다.

2010년 신분당선이 개통되면 교통 여건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여기에 경기도와 성남시 등의 적극적인 기업 유치 노력도 주효하다는 평가다.

성남에서 아파트형공장 분양을 대행하는 D&D코리아의 김인순 이사는 "산업단지 내 아파트형 공장인 SKN테크노파크의 경우 분양가가 3.3㎡(1평)당 320만원 수준"이라며 "강남 테헤란밸리에서 160㎡ 정도의 사무실을 얻는 데 들어가는 임대료라면 이곳에서는 같은 규모의 아파트형 공장을 분양받고도 30~40% 정도 돈이 남을 정도"라고 말했다.

김 이사는 또 "공장 운영비도 테헤란밸리는 3.3㎡당 1만원이 넘지만 이곳은 2000~3000원으로 싸다"고 덧붙였다.

서울 송파구에 있던 본사를 성남지방산단으로 옮긴 지 6년째 되는 토목설계기업인 에스엔티엔지니어링의 고관석 대표는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기도 했지만,당시 월 300만원의 임대료도 부담스러워 이전했다"면서 "면적이 10% 정도 늘어났는데도 월 200만원가량 임대료를 절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 대표는 "사업상 강남을 자주 가야 하는데 성남에선 20~30분밖에 걸리지 않아 서울디지털산업단지보다 임대료도 싸고 교통 사정도 더 편하다"고 만족감을 표명했다.

성남시와 경기도 등 지자체도 지원에 적극적이다.

우선 입주 기업에 대해서는 취득·등록세가 면제되고 재산세,종합토지세 등 지방세가 5년간 50% 감면된다.

서울에서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를 제외하고는 찾아볼 수 없는 혜택이다.

또 아파트형 공장 건설에 대해서도 지원이 이뤄진다.

성남시와 경기도는 공장을 짓는 건설사에 건설비의 75% 이내에서 최대 200억원의 건설비를 연 4.05%의 저리로 융자해주고 있다.

현재까지 지원한 융자금은 모두 1622억원에 이른다.

입주 희망 업체들에도 저리의 융자 프로그램을 실시해 입주를 유도하고 있다.

벤처·중소기업들이 애로사항으로 꼽는 해외 진출도 돕고 있다.

해외 유명 전시회에 성남시관을 마련해 관련 업체들에 저렴하게 임대하는가 하면 개별적으로 참가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부스 임차료와 장치비를 지원한다.

산업단지에 위치한 네트워크 장비업체 제너릭의 유희준 사장은 "임대료가 싼 데다 지자체 지원도 많은 편이어서 한 번 들어온 기업들은 잘 나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성남에 IT분야 연구소와 대기업이 대거 자리해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전자부품연구원,정보통신기술협회 등 정부산하 연구기관을 비롯해 KT,SK텔레콤 연구소,SK C&C,포스데이타,NHN 등 유수 기업들이 포진해 있어 연구협력 및 각종 네트워크 형성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특히 전자부품연구원은 성남지방산업단지 내 기업 지원 및 연구 협력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프로젝트 사업비 700억여원 가운데 40억여원을 성남지방산업단지 기업들과의 연구 협력에 사용했다.

또 단지 내 우수 기업을 발굴,지난해에는 창업투자회사들과의 매칭펀드를 통해 총 30억원을 투자했다.

전자부품연구원 관계자는 "올해는 투자액을 더 늘려 산업단지 내 우수 기업을 성장시키는 데 더욱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도원/김후진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