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자동차업계 실적에서 해외시장은 대체로 호조를 보인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으나 내수 판매 부문에 대한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자동차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 8월 파업으로 인해 올해 8월 실적 개선을 착시현상으로 보는 측과 비수기임을 감안하면 양호하다는 이들로 나뉘어 있다.
4일 맥쿼리증권은 8월에 기아차쌍용차가 내수판매증가율을 이끌었지만 이는 지난해 8월에 파업으로 인해 부진했던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봤다. 아직 미약한 내수 판매량과 불리한 환율을 감안하면 자동차업종에 신중한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증권의 한금희 애널리스트는 기아차의 경우 소매판매율 증가가 지난해 파업에 따른 것이라 전년동월대비 큰 폭의 성장이 의미 없다는데 동의했지만, 현대차에 대해서는 다른 시각을 보였다.

“현대차의 지난달 내수 판매가 전년대비 0.6% 감소했지만, 8월은 원래 비수기이고, 작년 8월에는 7월 파업기간 중 발생한 대기 수요 떼문에 판매대수가 늘었었던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지난해 8월 현대차는 판매 부진이 아니라 오히려 작년 7월 파업 때 차를 사지 못한 사람들의 매수세가 몰렸었기 때문에, 올해 8월 내수 판매가 전년동월 대비 약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다지 우려할 일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기아차와 쌍용차의 기저효과에 따른 내수실적 성장세에 관한 해석도 다르게 제시됐다.

이상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내수판매가 전월대비 2.9% 하락한 것과 관련해 “하계휴가(7.30~8.3) 및 파업이 일부 있었지만 재고가 충분해 그 영향이 크지 않았다”며 비수기치고 이 정도면 선방한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교보증권의 채희근 애널리스트는 “8월 내수판매가 전년동월대비 10.8% 증가했으나, 지난해 기아차와 쌍용차의 장기파업을 감안하면 다소 부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또 전월대비 하락에 대해서는 “전월까지 소폭이나마 견조한 모습을 보여주던 내수 증가세가 다소 주춤해졌다”고 지적했다.

채 애널리스트는 “업체들의 전반적인 할인판매 축소에 기인한 부분도 있으나, 아직도 본격적인 내수 회복기에 접어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현대차는 최근 올해 판매가 부진했던 미국과 중국시장에서 판매목표를 낮춘 것으로 알려져 시장의 우려가 크다.

두 시장이 현대차의 해외판매량의 37%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에서는 이와 관련해 지난 3일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

한금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시장의 경우 엔화가 강세로 전환하면 일본의 빅3 자동차업체들이 수익성이 나쁜 '10대 이상 대량판매(fleet) 방식'을 고수하기 힘들 것”이라며 “이 같은 일본차업체들의 영업전략이 수정되면 현대차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