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의 인터넷'을 잡아라.이동통신사들이 휴대폰 무선인터넷 고객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데이터 정액요금제를 강화하고 정보이용료 부담을 낮춘 콘텐츠도 확대하는 추세다.

무선인터넷망도 개방해 유선 인터넷상의 다양한 콘텐츠를 무선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향상된 3세대 이동통신이 본격화되면서 무선인터넷 분야의 성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휴대폰을 이용한 무선인터넷은 이동통신사 중심의 폐쇄적인 서비스로 운영돼 왔다.

SK텔레콤의 '네이트',KTF의 '매직엔', LG텔레콤의 '이지아이'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동통신사들이 무선인터넷 망을 앞다퉈 열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 사업자(CP)들을 끌어들여 고객들에게 보다 많은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망개방이 활성화되면 기업들은 유선 인터넷상에서 쇼핑몰이나 홈페이지를 자유롭게 구축하듯이 무선인터넷 위에 자체적으로 사이트를 개설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고객들은 뉴스,게임,음악,쇼핑 등 각종 유선 인터넷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 무선인터넷을 통해 즐길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부터 휴대폰에서 망개방 사이트를 검색해 바로 접속할 수 있는 '오픈아이(openⓘ)'서비스를 지난 7월부터 제공 중이다.

망개방 사이트는 이동통신사와 별도로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모바일 사이트를 말한다.

과거에는 모바일 주소인 WINC번호를 눌러야 망개방 사이트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오픈아이를 이용하면 이들 사이트를 간편하게 검색해 바로 이동할 수 있다.

현재 오픈아이에서는 주요 포털과 공공기관,금융회사,쇼핑몰,병원,꽃배달·콜택시 등 600여개 업체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주 찾는 사이트는 즐겨찾기(북마크)에 등록할 수 있고 이용자들이 많이 설정한 인기 북마크와 최신 북마크를 첫 화면에서 제공, 다양한 사이트를 편리하게 경험해 볼 수 있다.

현재 월평균 40만명 이상의 가입자가 오픈아이를 이용하고 있다.

LG텔레콤도 지난 6월 무선인터넷 포털인 '오픈존'을 개편,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갔다.

일상 생활에서 요긴하게 이용하는 사이트를 무선인터넷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무선인터넷 이지아이 초기화면에 모아놓은 서비스다.

오픈존을 통해 접속할 수 있는 사이트는 네이버 다음 등 검색포털과 GS이숍 CJ홈쇼핑 등 쇼핑,뉴스,은행 증권 등 80여개에 달하며 최근에는 뮤직콘텐츠 등을 강화했다.

KTF는 이달부터 콘텐츠 사업자들의 무선인터넷망 이용 수수료를 1%로 대폭 낮추고 내년 상반기에는 휴대폰 바탕화면에서 원하는 사이트에 바로 접속하는 'KTF 팝업 서비스'도 망개방 사업자들에 허용하기로 했다.

이동통신사들은 무선인터넷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정보이용료 부담이 적은 정액형 콘텐츠를 확대하고 데이터 정액제 상품도 강화하고 있다.

LG텔레콤이 지난해 7월 출시한 안심정액데이터요금제 가입자는 1년 만에 50만명을 돌파했다.

이 요금제는 월 3000원의 기본료로 1만원 상당의 무선인터넷을 이용하고 초과 요금에 대해서는 6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LG텔레콤은 경쟁사보다 저렴한 기본료에다 대기화면서비스인 '오늘은',모바일 북클럽,모바일 뉴스 등 생활형 서비스를 정보이용료 없이 제공해 가입자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도 정보이용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뉴스 등의 콘텐츠를 네이트 초기화면에 대거 배치했다.

초기화면 '투데이'는 △투데이 뉴스 △엔터테인먼트 △네티즌 화제 △라이프 등 4개 섹션으로 이뤄진다.

각 섹션당 2~3개의 콘텐츠 제목을 보여줘 첫 화면만 봐도 대략 그날의 중요한 이슈를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초기화면에 나온 콘텐츠는 정보이용료 없이 제공된다.

KTF는 무선인터넷에 접속하지 않고 바탕화면에서 주식시황·교통정보·뉴스·위치기반 지역정보 등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팝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F는 한 달 데이터통화 기본료 1만원을 내면 5만원 어치 데이터통화를 이용할 수 있고 한도가 소진되면 무선인터넷이 자동으로 차단되는 '쇼 데이터상한 요금제'도 내놓았다.

기본 제공되는 데이터량이 초과되면 필요한 만큼만 충전해 사용할 수 있어 과도한 요금이 부과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11월부터는 무선인터넷에 접속할 때 사용가능한 잔액을 알려주는 기능도 제공할 계획이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