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뱃살이 화제에 올랐다.

휴가 중 윗옷을 벗고 보트를 젓는 모습이 잡지에 실렸는데 사진 속 미끈한 몸매와 달리 기자가 찍은 원본엔 옆구리살이 쑥 비어져 나와 있었다는 것이다.

포토숍을 이용해 없앴다는 건데 국내 TV에서 둘을 비교 방송하는 통에 더더욱 얘깃거리가 됐다.

뱃살은 누구에게나 고민거리다.

예전엔 나이 들면 생긴다는 인식 아래 '뱃살=인품'이라며 웃어넘겼지만 지금은 보기 싫은 데다 만병의 근원인 만큼 어떻게든 줄여야 할 대상으로 여겨진다.

뚱뚱하지 않아도 배가 나오면 심근경색 뇌경색 뇌출혈 고혈압 당뇨 뇌졸중 등 각종 질환에 걸리기 쉽다는 경고다.

복부 비만 여부는 허리와 엉덩이 비율(W/H)로 측정한다.

남성은 W/H가 0.9 이상,여성은 0.85 이상이면 배뚱뚱이로 본다.

뱃살이 찌는 건 주로 지방과 탄수화물 과다섭취같은 식습관 및 운동 부족 탓이지만 스트레스도 무시 못할 요인이라고 한다.

잦은 회식과 음주 외에 스트레스로 인한 대사 장애가 배불뚝이 직장인을 양산한다는 것이다.

뱃살은 일단 찌면 좀체 빠지지 않는다.

다이어트를 해도 아까운(?) 곳의 살만 빠지고 배는 그대로인 수가 흔하다.

청국장환부터 슬리밍젤,복부진동마사지기까지 큰 힘 안들이고 뱃살을 뺄 수 있다는 용품이 끊임없이 쏟아지지만 간절한 소망과 달리 배만 쏙 들어가게 해주는 묘약은 없다고 한다.

방법은 덜 먹고 기름진 음식을 줄이고 달리거나 걷는 등 꾸준히 운동하는 것 뿐이라는 게 정설이다.

먹고 바르고 붙이고 두르는 것들은 그런 기본적인 노력에 덧붙여 사용하면 좋은 정도라는 얘기다.

'혹시나' 하고 사들여봤자 식이요법과 운동을 곁들이지 않으면 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게 뻔하다.

프랑스나 러시아 국민이 뱃살 없는 대통령을 보고 싶어하는 건 단순한 몸짱이 아닌 절제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성실하고 끈기있는 대통령을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건강한 신체만큼 건강한 정신을 가진,모든 일에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고 용기와 인내심을 가진 대통령 말이다.

우리도 다르지 않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