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등락을 반복하는 사이에 우선주들이 대거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상한가 종목 대부분을 우선주가 차지하는 기현상이 나흘째 거듭되고 있다.

연말 배당을 겨냥해 3분기에 우선주를 선점하려는 전략은 매년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최근의 상승세는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기 세력이 일부 우선주를 '틈새종목'으로 여기고 주가 급등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반등을 모색 중인 증시가 다시 상승 궤도에 올라탈 경우 시장도 보통주 중심의 정상적인 패턴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선주 이상 급등 중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상한가로 끝난 24개 종목 중 16개(66.7%)가 우선주였다.

전날은 35개 상한가 종목 중 28개(80.0%),29일에는 37개 중 30개(81.1%)가 우선주였다.

C&진도의 경우 보통주는 8410원에 불과하지만 우선주는 31일 125만5000원까지 올랐고 보통주가 8610원인 SH케미칼 우선주도 20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이날 SH케미칼 우선주의 체결 물량은 32주에 불과했고 전날은 단 1주만 거래된 채 상한가로 마감되는 등 비정상적인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통상 배당성향이 높은 우선주는 가을철에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또 지난해부터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 최근 반등장에서 '격차 메우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보통주와 우선주의 괴리율(주가 차이)은 2005년 말 33%까지 떨어졌으나 올해 6월 말에는 49%로 높아지는 등 지난해부터 격차가 커지는 추세였다.

그러나 최근 급등 중인 우선주 대부분은 투기적 심리에 의한 비정상적인 폭등이란 것이 투자전략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 C&진도 우선주는 최근 14거래일,한신공영 우선주는 8월 중 12거래일 동안 상한가를 기록 했다.

31일 상한가를 기록한 고려포리머 우선주는 불과 5주만 체결됐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도주를 탐색하던 투자자들이 우선주를 새로운 대안으로 생각하고 단기에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이상 급등 현상이 빚어졌다"며 "일부 우선주는 수급이 왜곡되면서 보통주 가격의 수십배에 이르고 있지만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선임연구원도 "시장이 혼조세일 때 개별 종목을 대상으로 수익률 게임이 벌어지듯 최근에는 우선주가 그 대상이 됐다"며 "투기적 심리가 팽배해 있다"고 진단했다.

◆단기 재료에 그칠 듯

우선주 강세 현상이 오래 지속되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영원 푸르덴셜투자증권 전략분석실장은 "우선주 급등은 혼란스러운 시장 상황에서 나타난 이례적인 현상일 뿐"이라며 "우선주 강세 현상이 시장의 주된 흐름은 될 수 없으므로 조만간 진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업의 3∼4분기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는 등 펀더멘털(내재가치)이 좋은 상황이어서 최근 반등세가 의외로 강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대형주와 우량주 중심의 정상적인 시장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복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주가 조정 상황에서 보통주와의 괴리율 해소를 위한 단기적인 급등으로 보인다"며 "기업 이익이나 수급 등을 볼 때 중장기 증시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