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1000억원 미만인 소형주들의 M&A(인수합병)가 봇물을 이루면서 증시 테마를 형성하고 있지만 M&A를 이용,재미보는 세력은 대부분 내부 관련자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다수 소형 M&A의 경우 외부에 소문이 퍼지지 않았는데도 관련 내용의 공시가 이뤄지기 전부터 주가가 폭등하다 정작 발표가 나면 급락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진화글로텍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30일 장 마감 후 돌연 회사 경영권을 유가증권 상장사인 봉신에 매각키로 계약했다는 공시를 내보냈다. 매각 단가는 4500원가량으로,시가의 2배를 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 회사 주가를 보면 지난달 22일부터 급등하기 시작,경영권 매각 발표 전 이틀 동안에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시장에 매각설조차 나돌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 내부 정보를 얻은 세력이 M&A 계약을 앞두고 선취매에 나서 주가를 끌어올렸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정작 M&A가 발표된 다음날인 31일에는 주가가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유가증권시장의 소형주인 현대페인트와 코스닥 소형주인 오엘케이도 비슷한 경우다. 현대페인트는 지난달 20일 해외자원개발 테마주로 널리 알려진 유아이에너지로의 피인수 사실이 발표되기 전 5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오엘케이도 지난달 10일 최대주주가 보호예수에서 풀리는 시점을 이용해 보유지분 전량과 경영권을 제3자로 매각키로 계약했다는 공시를 내보냈으나 이미 주가는 7일 전부터 움직이기 시작해 무려 2배 정도로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급락세로 돌변,공시 다음날부터 사흘 연속 하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M&A 사실을 뒤늦게 접하고 호재로 인식해 주식을 샀던 개인들만 손실을 떠안은 셈이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부장은 "소형주들의 M&A는 대부분 대주주나 그들과 관련된 세력이 차익을 남기고 빠지는 머니게임 성격이 짙다"며 "정보에 불리한 개인 투자자들로선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