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에 있는 시립 아사히야마 동물원.1990년대 중반 관람객이 줄어 폐원 직전까지 갔다가 기사회생,작년에만 270만명이 찾는 명소로 성장했다.

10명도 채 안 되는 사육사와 수의사,적자로 인해 예산조차 배정받지 못했던 '꼴찌'가 어떻게 일본을 대표하는 동물원으로 거듭나게 됐을까.

'펭귄을 날게 하라'(한창욱·김영한 지음,위즈덤하우스)는 '발상의 전환'에서 해답을 찾는다.

곡예사처럼 밧줄 위를 타는 우랑우탄,관람객 머리 바로 위 철망에 누워 있는 호랑이 등 '동물도 인간을 관람하게 한다'는 기발한 컨셉트가 그것.3000평의 부지에 높이 17m의 그물 망을 씌운 '새들의 마을',노루나 토끼를 직접 안아 보는 체험농장 같은 살아 있는 야생 환경은 그림 같다.

사육사 가족은 높이 5m의 대형 야외 펭귄관을 만들어 고객들의 상상력에 보답한다.

수조 안에 직경 2.45m의 휘어지는 원통형 통로를 설치해 관람객들을 거닐게 했는데 물 속을 휘젓고 '날아다니는' 황제 펭귄의 율동에 사람들은 환호했다.

이후 '창조의 대명사'라는 찬사까지 받게 됐다.

'가자미처럼 살지 말라.두 눈이 붙어 있는 몸통을 위쪽으로 해서 헤엄치기 때문에 밑을 못 본다는 치명적 약점을 안고 있는….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어도 언제 적들이 아래서 공격해 올까 두려워 포기하는 것처럼.'

동물원은 '일본창조대상'과 '닛케이 우수제품 서비스상'을 받았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아사히야마 같은 조직이 되겠다"며 창조 경영의 역할모델로 삼기도 했다.

228쪽,1만원.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