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26)가 네덜란드 페예노르트 입단을 확정지었다.

이천수로서는 2003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소시에다드에 입단했다 적응에 실패해 2005년 국내로 복귀한 뒤 2년 만에 유럽 재진출 꿈을 이루게 됐다.

이천수는 청소년대표-올림픽대표-A대표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아 왔다.

부평고 출신의 이천수는 고려대 2학년을 마친 뒤 2002년 2월 울산 현대에 입단,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히딩크 사단'의 일원으로 2002 한.일 월드컵에 출전해 4강 신화를 도왔고, 그해 프로축구 K-리그 신인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이듬해 한국인 첫 스페인 1부 리그 진출 선수가 됐다.

6경기 연속골 행진을 벌였던 2003년 7월 전격적으로 레알 소시에다드 입단을 발표했다.

이적료는 350만 달러, 연봉은 50만 달러였다.

울산에 입단하면서 해외 진출시 이적료의 70%를 자신이 가져가는 특혜에 가까운 계약조건을 이끌어냈던 이천수는 돈과 명예를 함께 거머쥐었다.

하지만 정작 스페인에서는 축구 인생 최대의 좌절을 맛봤다.

현지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고작 2도움만 기록했고, 다음 시즌 누만시아로 임대된 뒤로는 공격 포인트 하나 건지지 못한 데다 부상까지 겹치며 벤치 신세를 면치 못했다.

결국 스페인 진출 2년 만인 2005년 7월 친정팀 울산으로 복귀했다.

K-리그 후기리그부터 출전한 이천수는 14경기에서 7골 5도움을 기록하는 등 화려하게 부활해 국내 복귀시 200만 달러의 이적료를 레알 소시에다드에 지급하며 적지 않은 손실을 감내한 울산 구단에 리그 우승을 안겼다.

그리고 K-리그 최우수선수상도 가져갔다.

이후 이천수는 유럽 재진출을 줄기차게 타진해 왔다.

지난해 8월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포츠머스로부터 영입 제안서가 날아 들었다.

하지만 구단 관계자의 서명도 없는 문서에 1년 임대 뒤 완전 이적 여부 결정, 이틀 간의 입단 테스트 등의 터무니없는 조건이 담겨 있어 구단은 물론 이천수 본인도 바로 고개를 저어 버렸다.

그리고 지난 1월에는 위건 애슬레틱이 '임대 후 이적'을 제안한 뒤 '완전 이적'을 타진한 울산 구단에 돌연 협상 중단을 통보, 다시 물거품이 됐다.

그리고 올 여름에도 풀럼 등 2, 3개 구단이 관심을 보여왔지만 역시 임대 후 이적 조건 등 때문에 협상이 잘 이뤄지지 못했다.

결국 이적 마감시간을 하루 남겨놓고 극적으로 페예노르트와 완전 이적에 합의, 이천수는 그토록 원했던 유럽 무대에 다시 설 수 있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