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는 29일 노조 간부 중심의 철야농성에 들어가는 등 31일 전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에 앞서 파업열기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무분규 타결을 원하는 현장 조합원들의 반발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31일로 예정된 조합원 파업찬반투표에 이 같은 조합원 정서가 반영될지 주목된다.

아이디가 '공산당'이라고 밝힌 한 조합원은 현장노동조직인 자주회 게시판에서 '매번 만장일치 쟁의결의인가'란 제목의 글을 통해 "400여명의 노조 대의원들 어느 누구도 조합원 정서를 반영하지 않는 것을 보고 강한 배신감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인민재판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이어야 할 노동조합에서 만장일치 파업 결의가 가능하냐"고 반문했다.

이상욱 지부장이 소속돼 있는 '민주노동자 투쟁위원회' 인터넷 게시판에도 조합원들의 무분규 타결 촉구여론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아이디가 '현장의 목소리'라 밝힌 한 조합원은 "협상도 제대로 하지 않고 파업부터 선언한 것은 조합원들의 이 같은 밑바닥 정서를 철저히 무시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실제 현장 안팎에서는 "한·미FTA 정치성 파업 이후 현장 조합원들이 파업 자체를 극도로 기피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회사 측이 일괄 협상안을 제시하는 등 전향적 협상자세를 보이고 있어 조합원들의 파업 지지율이 예전과 같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조합원들은 또한 이번 파업찬반투표와 개표과정에는 그동안 관행처럼 되풀이돼왔던 비민주적 투·개표 관행을 철저히 청산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은 아예 이번 파업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점을 들어 노조 투·개표 과정을 공정하게 관리할 선관위 구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