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기흐름을 엿볼 수 있는 7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산업생산이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높은 전년 동월 대비 14.3% 증가했고, 기업 체감경기를 알려주는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111.8을 기록한 것 등을 보면 경기회복세의 지속 여부에 대한 걱정이 어느정도 해소되는 느낌이다.

특히 전경련이 조사한 이번 기업경기실사지수가 서브프라임 사태 등에도 불구하고 두 달 연속 100을 상회한 데다 지난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인 것은 고무적이다.

최근 환율 안정에서 오는 수출 증가 및 채산성(採算性) 개선에 대한 기대감, 완만하지만 회복세를 이어가는 민간 소비 등이 경기호전을 전망하는 기업들을 더 많게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여기에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었던 서브프라임 사태가 각국 정책당국의 적극적 개입으로 일단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당초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기업들의 심리가 안정되어 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물론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른 측면도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2분기 집값 하락률이 20년 만에 최대로 나타났고 미국 내수경기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이른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도 크게 하락했다.

서브프라임 부실이 주택시장을 거쳐 소비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앤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이 더욱 빨라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엔화가치의 상승은 이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엊그제 공개된 8월 정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나타났듯이 미국 금융당국도 이 문제들을 고심하고 있겠지만 우리 역시 주시(注視)하지 않으면 안 될 처지다.

미국의 경기침체는 우리 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고, 엔 캐리 트레이드의 급격한 청산은 또 하나의 금융 불안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의 경제운용은 대외변수를 예의 모니터링하면서 대내적으로는 경기회복세를 보다 견고히 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사실 7월 산업동향을 보면 소비지표 호조는 반가운 일이지만 설비투자 증가세 둔화 등 향후 경기회복세의 지속 측면에서 볼 때 걸리는 대목들도 있다.

정부가 밝힌 각종 기업환경 개선 대책들의 실행시기를 앞당기는 등 투자 분위기를 살리는 게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