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최악의 남자'는 30대 여성 손현희 감독의 사랑과 결혼에 대한 시각을 잘 드러낸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남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뻔뻔한 상상으로 가득찬 여자들의 결혼 생활과 여자들이 미처 깨닫지 못했던 남자들의 내면을 엿볼 수 있다.

또 후회를 남길지 모르지만 평온한 결혼 생활을 지속할 것인지,불륜의 위험을 감수하고 이상형과의 짜릿한 연애에 빠질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10년 우정을 지켜온 광고회사 직원 주연(염정아)과 출판사 직원 성태(탁재훈)는 술을 거나하게 마신 덕택에 한 이불 속에서 눈을 뜬다.

하룻밤의 실수라고 덮어버리기로 하지만 술을 마시면 문제의 모텔에서 다시 아침을 맞는다.

이 질긴 악연이 운명임을 받아들이기로 한 두 사람은 결국 결혼을 하게 되지만 신혼여행 다음 날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섹시한 노련미로 성태를 유혹하는 편집장(윤지민)과 풋풋한 달콤함으로 주연을 사로잡는 광고 감독(신성록)이 등장한 것.뒤늦게 이상형을 만난 이들 부부는 이제 자신들의 발목을 잡는 생애 최악의 원수가 되는데….

이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본다면 생각보다 많이 웃을 수 있다는 것.회의 석상에서 졸던 탁재훈이 '연애하듯이 일을 하라'는 말을 잘 못 듣고 자신을 쉽게 보지 말라며 정색을 한다든가,섹시미를 보이려는 염정아가 철봉을 잡고 웨이브 춤을 선보이는 장면 등은 압권이다.

김선아·신현준·신이·김미려 등의 카메오 출연 역시 웃음을 더해준다.

뻔한 스토리 라인과 상투적인 해피엔딩 등은 감수해야 할 부분.30일 개봉.15세 이상.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