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대통합민주신당의 첫 대선 예비후보 토론회는 '이명박 후보 때리기'의 경연장이었다.

9명의 후보는 "이 후보의 대항마는 바로 나"라며 경쟁적으로 이 후보 공격을 통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특히 천정배 후보 등 일부 후보가 한나라당 출신인 손학규 후보의 과거 전력을 거론하며 "왜 이 자리에 있느냐"고 직공을 펴는 등 후보 간 대립각이 서면서 토론회의 긴장도가 높아졌다.

◆이 후보 때리기 통한 차별화=손학규 후보는 "토목공사와 부동산 투기 등 과거 부패로 돌아가겠다는 이명박 후보로는 안 된다"며 "청계천 공사를 하고 있을 때 세계를 다니며 첨단기업을 유치했고 이 후보가 일자리 12만개를 만들 때 경기도지사로 일자리 74만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손 후보는 "이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는 손학규뿐"이라며 유일 후보론을 제기했다.

정동영 후보는 "이명박 전 시장이 후보가 된 것은 청계천 때문"이라며 "청계천 추진력을 인정하려면 허허벌판과 대내외의 어려움을 뚫고 개성공단을 만든 저의 추진력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청계천은 못 먹여살리지만 우리를 먹여살릴 개성공단 후보가 청계천 후보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해찬 후보는 "이 후보는 부유층의 정책을 펴고 있고 한반도대운하라는 황당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 후보가 남북정상회담을 하라마라 간섭하고 있다"며 "정책과 경력에서 누가 이 후보를 이길지를 봐야 한다"고 국정운영능력을 부각시켰다.

한명숙 후보는 "경제를 망친 사람이 경제를 살릴 사람으로 오인되고 있다.

독선과 아집이 추진력과 능력으로 오인 왜곡되고 있다"고 이 후보를 겨냥한 뒤 "따뜻한 통합능력으로 인재강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유시민 후보는 "저는 한나라당의 압도적 우위 속에 새 바람을 몰고 와 판을 바꿀 수 있는 후보"라며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추미애 후보는 "영남의 딸,호남의 며느리인 제가 민심을 폭발시켜 대이변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했고 김두관 후보도 "이명박 후보를 꺾을 후보는 저밖에 없다"고 했다.

◆후보 간 대립각=천정배 후보는 "손 후보는 1996년 대북 쌀지원이 감상적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얘기했고 작년 11월에는 대북 지원을 중단하고 남남갈등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면서 "손 후보가 왜 이 자리에 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직공을 폈다.

천 후보는 "손 후보는 무전유죄를 옹호하고 있다.

손 후보가 위장전입으로 정권을 빼앗아가려 한다는 얘기도 있다"면서 "민주세력이 얼마나 잘못했길래 한나라당에서 3등한 후보를 꿔다가 토론회를 하나.

신당에 들어온 진짜 목표를 밝히라"고 목청을 높였다.

신기남 후보는 "탈당은 비판할 이유가 없지만 사상노선이 이명박 후보보다 더 보수적"이라며 "손 후보는 민주신당 후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몰아세웠다.

손 후보는 "햇볕정책에 반대한 적이 없다"며 "우리가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예봉을 피해갔다.

이재창/노경목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