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업종이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엔터기업에 대한 애널리스트 보고서가 올 들어 거의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이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탐방 보고서가 나온 엔터 기업은 올리브나인과 미디어플렉스 CJCGV IHQ 팬엔터테인먼트 대원미디어 등 모두 6곳으로 전체 엔터 관련 상장사의 8분의 1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애널리스트들이 다루는 엔터기업의 경우 팬엔터와 대원미디어를 제외하고는 모두 대기업 계열사다. 이른바 '덩치 크고 업력이 되는' 대형 종목 위주다. 일반 투자자들도 쉽게 떠올리는 팬텀엔터테인먼트나 에스엠 스타엠 초록뱀미디어 등 대다수 엔터 상장사들의 경우 올해 관련 보고서가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유명 엔터업체의 잇단 우회상장으로 엔터주가 새로운 테마주로 부상하면서 보고서들이 줄을 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팬텀엔터 태원엔터 에스엠 HB엔터처럼 지난해 보고서가 나왔지만 올해는 자취를 감춘 엔터종목들이 적지 않다. 증권업계에서 엔터종목 보고서를 내놓은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만 해도 10여 명에 이르렀지만 올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공개적으로 활동하는 엔터 애널리스트는 그 절반 수준인 6명 정도에 불과하다.

올 들어 '보고서 가뭄'의 가장 큰 원인은 엔터업체의 실적 부진과 이에 따른 주가 부진 탓으로 풀이된다. 엔터업계 내 종목들 대부분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다 주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팬텀엔터의 경우 올 상반기에 30억원의 영업손실과 84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가 지속됐다. 주가도 작년 말 8190원에서 이날 2285원까지 하락하는 등 72.1% 떨어졌다. 스타엠도 상반기 25억원의 영업손실과 91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가 지속됐으며 주가 역시 연초 이후 39.1% 빠진 상태다.

최대주주 변동이나 대표이사의 횡령 등으로 경영권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유명인 증자 등 특정재료에 주가가 출렁이는 엔터주가 적지 않은 것도 애널리스트들이 기피하는 이유다. 지난해 보고서가 나왔던 파로스이앤아이는 올 들어 최대주주 횡령설이 불거진 데다 최대주주가 바뀌고 실적도 상반기에 영업손실과 순손실로 적자가 지속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가 올 들어서만 63.1% 하락했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엔터업종을 맡았던 애널리스트들이 대부분 인터넷과 미디어,광고 쪽 분야로 방향을 틀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기업 사정을 알기 어려워 답답할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침체에 빠져 있는 업종에 대해 분석보고서를 내는 것이 부담스러운 게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