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차기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 가운데 10살 아래 자녀를 둔 후보가 다섯 명에 달해 유세과정에서 아이들로 인한 온갖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0살 아래 자녀를 둔 후보는 존 에드워즈와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의원,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이며 아직 출마를 공식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유력한 잠재 후보로 꼽히고 있는 프레드 톰슨 전 상원의원도 재혼으로 얻은 아홉 살 된 아들과 세살배기 딸을 두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대권에 도전하는 후보들이 늘어난데다 일부 후보들은 재혼 등으로 늦둥이를 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에서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어린 아이를 둔 후보가 많아지면서 기저귀를 갈거나 말썽을 부리는 아이들을 다독거리는 것과 같이 예전에는 유세장에서 보기 힘들었던 일들이 자주 목격되곤 한다는 것이 뉴욕타임스의 전언이다.

톰슨 전 의원은 유세에 동행한 아홉 살 난 아들이 귀에 염증이 생겨 응급실을 찾았으며 도드 의원의 부인인 재키 클레그는 연설 도중 두살배기 딸의 기저귀를 갈아주기까지 했다
또한 유세장에서 아이들을 언론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는 것도 후보들이 신경을 써야할 부분이 되고 있으며 아이들을 떨어뜨려 놓고 유세에 나서는 후보들은 아이와 떨어져 지내야 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 전역을 돌며 유세를 펼쳐야 하는 후보 입장에서 어린 자녀의 존재는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지만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은 딸인 엠마 클레어(9)와 아들인 잭(7)을 항상 대동하고 유세에 나서고 있다.

에드워즈 의원은 11년 전 장남을 잃은데다 부인인 엘리자베스가 최근 유방암 재발 판정을 받아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최대화하기 위해 방학이 끝난 뒤에도 아이들과 함께 유세에 나설 계획이며 이로 인한 수업 공백은 부인인 엘리자베스와 별도로 고용한 가정교사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이에 반해 오바마 상원의원은 아이들에게 학교생활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학기 중에는 두 딸인 마리아(9)와 사샤(6)를 시카고의 집에 머물게 하고 있다.

오바마는 학기 중에 아이들을 한번 만나면 다행일 정도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 주로 웹캠을 이용해 아이들과 시간을 함께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오바마의 부인 미셸도 선거운동을 일주일에 2번으로 줄이는 한편 불가피한 경우에는 아이들의 외할머니가 엄마의 자리를 대신하도록 할 정도로 아이들에게 신경을 쓰고 있다.

다른 후보들도 상황에 따라 아이들의 동반유세를 결정하는 유연성을 발휘하고 있지만 어린 아이들 문제로 골치를 썩기는 마찬가지라는 것이 뉴욕타임스의 전언이다.

그러나 어린 아이들의 존재가 후보들에게 골칫거리만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다.

브라운백 의원은 아들의 소개를 받고 유세장 연단에 등장하고 있으며 에드워즈 전 의원은 아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 홈페이지 초기화면을 장식하고 있다.

톰슨 전 의원은 낙태반대운동 단체를 위해 자신의 어린 아이들을 모델로 비디오를 만들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아이들을 앞세우는 것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좋은 방법 중에 하나로 인식되면서 후보들이 아이들을 유세에 적극 활동하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