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태 간 영역파괴가 본격화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패션분야를 강화하면서 백화점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해외캐주얼 브랜드 직수입에 나섰고 대형 슈퍼마켓도 PB(자체 브랜드) 상품 판매를 본격화하고 있다.

또한 백화점은 아울렛식 판매 방식을 도입,브랜드 업체의 재고관리와 소비자에게 보다 값싼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무차별적인 생존경쟁의 서막이 오른 셈이다.


◆이마트,대형마트론 처음 직수입 브랜드 선봬

신세계 이마트는 홍콩과 중국,대만,싱가포르 등 아시아 5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중저가 패밀리 브랜드 '보시니(BOSSINI)'를 직수입해 지난 23일 인천 연수점에 1호점을 개장해 국내에 선보였다.

대형마트 중 패션 브랜드를 직수입한 건 이마트가 처음이다.

이마트 인천 연수점의 보시니 매장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달 홍콩 본사와 독점 전개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이뤄졌다.

이마트는 29일에는 공항점,31일에는 월계점에 잇달아 '보시니' 매장을 열 계획이다.

인천 연수점 매장은 기존 입점 브랜드보다 넓은 40여평 규모이며 여성,남성,남녀 아동복 등 전 라인을 함께 선보인다.

성인 남성 티셔츠는 9900원에서부터 3만5900원까지,아동 티셔츠는 9900원에서부터 2만1900원까지 다양한 가격대에 걸쳐 있다.


◆롯데슈퍼,PB시대 문 열어

슈퍼마켓들이 전국적인 점포망을 갖추고 매출 규모도 커지면서 PB(자체 브랜드)제품을 본격적으로 내놓고 있다.

제조 업체와 단독계약으로 한 유통 업체에만 공급되는 PB상품은 그동안 백화점과 대형마트,편의점에서만 취급해왔다.

슈퍼마켓용 PB제품 개발의 선두업체인 롯데슈퍼는 웰빙 식음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PB상품인 '와이즐렉 프라임 찹쌀식혜'를 개발,지난 22일부터 전점(69개점)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제품은 238mℓ(420원)의 미니 PB 외에 500mℓ(980원),1.5ℓ 페트제품(2480원) 등 세 가지.신선식품은 '프루니에'라는 자체 PB브랜드로 과일,엽채류,건어류,해물류,굴비 등을 선보였다.

롯데슈퍼는 그동안 싱글족과 노년층 수요 확대에 따른 소량구매 흐름에 맞춰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에서 미니 PB제품을 제한적으로 판매해오다 대형마트 PB제품과 동일한 크기의 제품으로까지 확대한 것.김일환 롯데슈퍼 상품부문장(이사)는 "웰빙 트렌드에 맞춘 프리미엄PB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아울렛 판매방식 도입

롯데백화점은 최근 코오롱패션의 이월상품을 최고 88%까지 저렴하게 판매하는 재고전을 열고 3만여벌의 의류 대부분을 팔았다.

통상 정상가의 50∼60% 할인해주는 백화점 이월상품전과 달리 129만원 제품을 15만원에 판매하는 등 아울렛에서나 볼 수 있었던 파격 할인에 고객이 몰린 덕택이다.

백화점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웬만한 할인가격으로는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없다고 판단한 롯데 측이 코오롱 측을 끌어들여 파격세일에 나섰던 것.

목동에 사는 김순희씨(38)는 "여러 아울렛으로 흩어진 상품을 한 데 모아 쇼핑할 수 있는 기회여서 싸게 좋은 물건을 구입했다"며 "이러한 기회가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