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에 친환경 디젤차를 출시한다.

또 2009년께 신개념의 LPG(액화석유가스) 하이브리드카(휘발유·전기 혼용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현순 현대·기아차 연구개발총괄본부 사장은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영원이 주최한 최고경영자 월례조찬회에 참석, "미국 자동차 시장이 환경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친환경 디젤차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우선적으로 고려중인 미국 시장용 디젤차량은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베라크루즈다.

도요타 등 선발업체와 차별화를 위해 종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하이브리드카를 선보인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사장은 "독일 및 국내 부품업체들과 함께 기존 하이브리드카와는 전혀 다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도요타 등에서 시판중인 휘발유 하이브리드카가 아닌 LPG 하이브리드카를 2009년께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도요타가 기존 하이브리드카 시장의 78% 이상을 선점하고 특허도 8000개 이상 갖고 있는 상황에서 비슷한 기술로 경쟁해서는 이길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무서운 속도로 급성장하는 중국의 자동차 산업에 대한 경계심도 나타냈다.

이 사장은 "중국은 향후 4~5년 내에 독자기술로 100% 설계된 차를 만들 것"이라며 "2015년이면 세계 1위의 자동차 생산대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중국은 지방정부가 자동차 업체 연구인력들에 대한 인건비를 비공식적으로 지원하며 자재를 구입할 때 보조금도 준다"며 "중국산 짝퉁부품을 적발해 중국 당국에 고소해도 승소할 확률은 낮기 때문에 확실히 이길 수 있는 방법은 기술력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는 연구인력 8500명을 고용해 매년 3조원씩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가 추진하고 있는 기술개발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사장은 "내년부터는 우리가 독자적으로 설계한 6단 변속기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외업체와 6단 변속기 수입 계약을 맺었는데 5000억원이나 요구해 위약금 50억원을 물고 계약을 파기했다"며 "독자적으로 설계한 6단 변속기를 내년부터는 생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엔진 기술은 해외에 수출할 정도로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2000cc급 세타엔진은 이미 크라이슬러와 미쓰비시에 수출하고 있다"며 "특히 미쓰비시는 3000cc급인 람다엔진도 공급받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연료 전지차 개발과 관련,"지금은 2000만원짜리 투싼 1대를 연료전지차로 만드는 데 5억원이나 들어간다"며 "2020년이면 원가를 낮춰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에는 운전이 필요없는 지능형 자동차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