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가 이미 지나고 여름휴가는 저만치 가고 있다.

피서 덕분에 '썸씽'을 만들어 새록새록 사랑이 넘치는 부부들도 있는가 하면 화만 돋우고 아픈 생채기만 남긴 부부들도 있을 것이다.

어린 아이들이 있을 때는 아이들 뒤치다꺼리 하느라 부부는 대충 지나가도 그런 대로 묻히지만 아이들이 커버린 중년은 부부사이가 특히 더 중요한데 섹스에 대한 흥미가 줄어든 부부라면,열정을 되살릴 뭔가가 필요하다.

그 중 하나가 섹스는 반드시 방에서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인데,이를 버리는 순간 비로소 자유를 느끼며 세상이 즐거워진다.

늘 안정적이고 평온했던 침실을 벗어나면 기대했던 것 이상의 짜릿한 쾌감과 스릴을 느낄 수 있고,일탈의 본능이 솟구친다.

야외 섹스는 매너리즘에 빠진 커플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고 기대 이상으로 격렬하게 타오르게 한다.

충동과 무모함이 더해져 색다른 흥분을 만끽할 수 있는 아웃도어 섹스.

섹스란 본디 은밀한 것이라 남의 눈을 피해야 하지만,누군가에게 자신들의 은밀한 행위를 들킬지도 모른다거나 누군가 훔쳐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흥분되며,위험과 모험은 최음제가 된다.

'에로틱 마인드'라는 책을 쓴 존 모린은 "사람들은 약간 불안정하고 불확실하며 환희와 재앙 사이에 위험하게 걸쳐 있을 때 가장 강력하게 흥분한다"고 말했다.

모린의 방정식은 자극 플러스 장애물은 곧 흥분이라는 것이다.

조사에 의하면 성인 남녀 40%가 한번쯤 해보고 싶은 섹스로 야외 섹스에 동그라미를 쳤다는 것.젊었을 때는 닭살부부라는 애칭까지 있을 정도였던 부부도 나이 들면서 밋밋하고 무관심해 권태로운 부부들은 한번쯤 따라 해도 좋을 것이다.

야외 섹스는 우리 조상들도 즐기는 편이었으며,예부터 건강한 정사로 불려졌다고 한다.

조선후기 춘화들을 보면 시냇물이 흐르는 정자 위에서,달밤에 부엉이 울고 대청마루를 침실 삼아 정사를 벌이거나 풍광이 좋은 산천을 배경으로 섹스를 즐기는 모습이 자주 나온다.

자연과 남녀의 몸이 하나가 되는 음양의 조화로 야외 정사는 자연스러운 풍경으로 여겨졌던 모양이다.

예전에 에로틱 공간이라면 추수철을 앞둔 보리밭이나 물레방앗간과 폭포가 단연 으뜸이었다지만 지금은 밤 해변가나 계곡도 좋을 것이다.

파도 소리,풀벌레 소리에 먼데서 간간이 들리는 인기척 등은 없어서는 안될 야외 섹스의 묘미이다.

물위로 얼굴만 내민 채 물 속에서 하는 은밀한 짓거리,산책길에 밤바람 즐기며 껴안은 채 걷다가 나무에 기대고 하는 키스,인적 없는 밤바다·으슥한 리조트 풀장 근처에서 들리는 가쁜 숨소리는 영화 속에서만 가능할까?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와 남녀가 하나가 되는 자연의 하모니로 사랑을 느끼고 태초의 사랑을 나눈다면 그 로맨틱한 무드는 집으로까지 이어져 더 없이 좋은 사이가 될 것이다.

"낮에 젊은것들이 노골적으로 애정 표현하는 건 눈꼴셔서 못 봐주겠던데,우리도 해 보니 아주 환상적이더라고요.

깜깜한 데다 인적은 없었지만 밖에서 한다는 게 좀 불안해서 소리를 죽이면서 하는데 개구리가 덩달아 소리를 내주는 거예요.

정말 다른 때와 달리 짜릿짜릿 했었다니까요."

"아무리 경치 좋은 데로 피서를 가면 뭐하냐고.아무 짓도 안 하고 그냥 잠만 퍼잔 걸.모처럼 집 떠나서 그런 곳에 갔으면 기분도 들뜨고 분위기도 달라졌으니 한 번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기다리다 기다리다 마지막 날 밤 내가 못 참고 먼저 건드렸는데 씨도 안 먹히고 '왜 이러냐'며 '잠이나 자라'고 팔을 툭 치는데 나 참 기가 막혀서….

사흘 동안 얌전하게 옷 입고 자고 왔다는 거 아냐."

'어느 집인지 당분간 고달프겠네….'

한국성교육연구소/www.성박사.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