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한·중 수교 15주년을 맞았다.

불과 15년 만에 중국이 수출과 수입 양쪽에서 우리의 최대 교역 대상국으로 떠오른 것을 보면 우리경제에 던지는 의미는 작지 않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논의가 나올 정도로 불가분(不可分)의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긴밀한 관계는 우리에게 기회와 위협, 두 측면에서 동시에 다가오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이 고도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것은 지정학적으로 인접한 우리나라에는 더없는 성장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수출,해외투자 확대는 물론이고 관광 등 서비스 분야의 발전을 이끄는 큰 동인(動因)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위협적 측면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중국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대외적인 리스크도 덩달아 커지고 있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한·중·일 동북아 분업구조에서 중간자적 위치에 있는 우리의 영역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것이 그렇다.

최근 들어 대중 무역흑자가 줄고 있는 조짐은 이런 걱정을 더해주고 있다.

결국 우리의 생존전략은 기회요인은 극대화하고 위협요인은 최소화하는 것일 텐데 그것은 중국보다 한 발 앞서 달려가는 것뿐이다.

특히 기술력에서 일정한 격차를 유지해야만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의 샌드위치 신세를 면할 수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과연 이에 대해 얼마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인가.

최근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발표한 보고서는 이런 측면에서 위기의식을 일깨워준다.

312개 중국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봤더니 40.7%는 양국의 기술력이 비슷하며, 10%는 오히려 중국이 앞선다는 답을 내놓은 것이다.

더 이상 한국기술을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는 애기다.

자존심 상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사실 우리 기업들의 인식과도 크게 다른 게 아니다.

지난 6월 KOTRA가 중국에 진출한 600여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5.5%가 중국진출 환경의 악화 요인으로 '한국의 기술우위 상실'을 들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국내에서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든지 기업인들이 샌드위치 위기론을 말하면 일각에서는 지나친 위기 조장(助長)이라는 시각도 있었지만 중국기업들조차 우리를 이렇게 보고 있다면 심각성을 느껴야 한다.

한·중 수교 15년을 맞이해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