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것인가. 배 떨어질 때 까마귀가 난 것인가.'

현주가보다 2배 이상 높은 목표주가를 내놓은 해당 증권사 창구로 사전에 순매수가 이뤄져,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증권은 23일 TFT-LCD의 BLU제조업체인 레이젠에 대해 중국시장 진출에 따른 중장기 성장 모멘텀이 확보됐다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가 6000원을 신규 제시했다. 목표주가는 레이젠의 전날종가 2830원의 두배가 넘는 수준이다.

현대증권은 "세계 LCD시장의 핵심 공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레이젠은 중장기 성장 모멘템을 확보하게 됐다"며 "글로벌 리딩업체들인 LG필립스LCD 및 삼성전자의 중국 공장 납품 협력업체로 선정돼, 국내시장이 가지는 성장한계를 극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대증권의 이같은 보고서가 나오기 전날인 22일 현대증권 창구를 통해 17만4000여주가 순매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거래량이 32만1100여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이번주 들어 현대증권 창구를 통해 레이젠 주식 19만3284주가 순매수돼, 순매수 1위 증권사에 올랐다. 2위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 창구를 통한 순매수 주식수 1만1125주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레이젠의 주가도 크게 올랐다. 레이젠은 전날 8.02% 급등했으며 이번주 들어 14.11% 올랐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현대증권 창구를 통해 매수주문이 체결됐지만 증권사 창구를 통한 매수 주체는 누구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스몰캡 담당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보통 스몰캡 자료를 쓰기전에 한달치 거래량과 거래원을 체크하고 주가가 오르면 보고서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 펀드매니저는 "현대증권 리서치 하우스에도 절대로 좋은 모습은 아닐 듯하다"며 "우리 같은 입장에서는 다시 한 번 그 애널리스트와 그 하우스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