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에 영향을 받아 삼성 직원은 진로의 '참이슬'을,현대자동차 직원은 두산의 '처음처럼'을 즐겨 마시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직원들이 처음처럼을 많이 마시는 이유는 두 가지.2004년 현대차가 소형 SUV '투싼'을 출시하면서 '투싼'과 발음이 비슷한 당시 두산의 소주 '산'을 찾기 시작한 것이 '처음처럼'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

현대차는 임직원들의 경조사에서도 '처음처럼'을 손님들에게 대접하고 있다.

여기에 현대가의 연고가 강원도라는 점도 작용했다.

두산주류BG의 전신이 강원도 주류업체인 경월이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

이에 비해 삼성 직원들은 진로 소주를 즐겨 찾는다.

1등 기업으로서의 자존심이 역시 소주업계에서 1위를 지키고 있는 진로의 제품을 더 선호하는 분위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지난 4월 진로가 '소주=값싼 술'이라는 공식을 깨기 위해 선보인 프리미엄 소주 '일품 진로'는 삼성이 내세우는 '명품' 이미지와 부합돼 더욱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삼성생명은 VIP 고객 추석 선물용으로 진로의 '일품 진로'를 3000병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과 현대 측에선 "소주 선택은 개인 취향일 뿐"이라며 특별히 특정 소주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현대가의 모든 기업이 한 가지 소주를 선호하는 건 절대 아니다"라며 "변중석 여사의 상가에는 처음처럼이 아니라 참이슬이 공급된 데서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