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大 복수ㆍ공동학위제 '있으나 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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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MBA스쿨) 1기생으로 입학해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최진욱씨(29ㆍ미국 국적의 교포). 그가 서울대를 택한 것은 서울대와 제휴를 맺고 있는 미국 듀크대 경영전문대학에 들어가고 싶었던 것도 한 요인이었다.
그러나 최씨는 듀크대 입학허가를 받았지만 입학을 포기했다. 최씨는 "서울대 MBA를 마치면 공동학위를 받기 위한 기간이나 비용이 크게 줄어들 줄 알았는데 실제론 그렇지 않다"며 "또다시 많은 시간과 돈을 들이기엔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외국 대학과의 교류가 대학의 역량을 평가하는 잣대로 자리잡으면서 복수ㆍ공동학위를 유치하는데 성공한 대학들이 입학만 하면 복수학위가 주어지는 것처럼 광고하며 학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공동ㆍ복수 학위제를 운영하고 있는 대학은 57개(교육인적자원부 통계)에 달한다. 하지만 실제 복수학위를 받은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듀크대 경영전문대학원과 복수학위 협정을 맺고 있는 서울대가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을 졸업한 학생 중 듀크대로 복수학위를 따러간 학생은 3명에 불과하다. 듀크대는 지원자 10명 중 5명의 입학을 거부했다. 2명은 입학허가는 받았지만 비싼 학비 때문에 입학을 포기한 케이스다.
20002년 서울대 경영대학과 국제대학원은 각각 프랑스 톱클래스 대학인 에섹(ESSEC) 대학원과 복수학위 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경영대학 학생 중 에섹의 학위를 딴 학생은 5명뿐이다. 국제대학원에는 복수학위를 받은 학생이 아예 없다. 서울대 관계자는 "서울대는 추천만 하고 선발은 프랑스 에섹에서 직접 하기 때문에 서울대에 적을 두고 있다고 해도 무조건 복수학위 대상자로 선발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학비를 이중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점도 학생들이 복수학위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미국 델라웨어대와 18개 학부 과정의 복수학위제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외국어대는 학부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이 델라웨어대로 복수학위를 따러갈 경우 두 대학 등록금을 모두 내도록 하고 있다.
학원가에서는 '복수학위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복수학위를 받기 위해선 적지 않은 추가비용을 들여야 하는 데다 또 한번의 입시를 치러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생긴 변화다.
김철영 세한아카데미 원장은 "복수학위가 학생을 끌어들이는 매력요인으로 작용하던 시대가 지나고 있다"며 "복수학위보다 일본 와세다대학처럼 1학년 전원을 해외 대학으로 유학보내는 등의 정책을 쓰는 것이 우수학생 유치에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들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효근 이화여대 국제교류처장은 "복수학위 협정이 등록금이나 선발과정 등에서 외국 대학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방향으로 맺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아직까지 제대로 된 복수학위 모델이 없기 때문에 초기 시행착오를 겪는다고 생각해 달라"고 설명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
[ 용어풀이 ]
▶복수학위:상호 협정을 맺은 국내 대학과 외국 대학에서 학점을 이수하는 것. 양쪽 학교에서 학위과정 수료증을 받게 된다. 수업이 국내 대학에서 이뤄질 경우 공동학위라고 부른다.
그러나 최씨는 듀크대 입학허가를 받았지만 입학을 포기했다. 최씨는 "서울대 MBA를 마치면 공동학위를 받기 위한 기간이나 비용이 크게 줄어들 줄 알았는데 실제론 그렇지 않다"며 "또다시 많은 시간과 돈을 들이기엔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외국 대학과의 교류가 대학의 역량을 평가하는 잣대로 자리잡으면서 복수ㆍ공동학위를 유치하는데 성공한 대학들이 입학만 하면 복수학위가 주어지는 것처럼 광고하며 학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공동ㆍ복수 학위제를 운영하고 있는 대학은 57개(교육인적자원부 통계)에 달한다. 하지만 실제 복수학위를 받은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듀크대 경영전문대학원과 복수학위 협정을 맺고 있는 서울대가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을 졸업한 학생 중 듀크대로 복수학위를 따러간 학생은 3명에 불과하다. 듀크대는 지원자 10명 중 5명의 입학을 거부했다. 2명은 입학허가는 받았지만 비싼 학비 때문에 입학을 포기한 케이스다.
20002년 서울대 경영대학과 국제대학원은 각각 프랑스 톱클래스 대학인 에섹(ESSEC) 대학원과 복수학위 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경영대학 학생 중 에섹의 학위를 딴 학생은 5명뿐이다. 국제대학원에는 복수학위를 받은 학생이 아예 없다. 서울대 관계자는 "서울대는 추천만 하고 선발은 프랑스 에섹에서 직접 하기 때문에 서울대에 적을 두고 있다고 해도 무조건 복수학위 대상자로 선발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학비를 이중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점도 학생들이 복수학위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미국 델라웨어대와 18개 학부 과정의 복수학위제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외국어대는 학부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이 델라웨어대로 복수학위를 따러갈 경우 두 대학 등록금을 모두 내도록 하고 있다.
학원가에서는 '복수학위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복수학위를 받기 위해선 적지 않은 추가비용을 들여야 하는 데다 또 한번의 입시를 치러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생긴 변화다.
김철영 세한아카데미 원장은 "복수학위가 학생을 끌어들이는 매력요인으로 작용하던 시대가 지나고 있다"며 "복수학위보다 일본 와세다대학처럼 1학년 전원을 해외 대학으로 유학보내는 등의 정책을 쓰는 것이 우수학생 유치에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들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효근 이화여대 국제교류처장은 "복수학위 협정이 등록금이나 선발과정 등에서 외국 대학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방향으로 맺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아직까지 제대로 된 복수학위 모델이 없기 때문에 초기 시행착오를 겪는다고 생각해 달라"고 설명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
[ 용어풀이 ]
▶복수학위:상호 협정을 맺은 국내 대학과 외국 대학에서 학점을 이수하는 것. 양쪽 학교에서 학위과정 수료증을 받게 된다. 수업이 국내 대학에서 이뤄질 경우 공동학위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