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은 지난 16일 한국 측과의 대면 협상에서 인질 19명의 석방 조건으로 최초 한국인 피랍자 수와 같은 23명의 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탈레반 측은 협상 당시 한국 측에 23명의 석방 요구 대상자 명단을 넘겨 줬으며 한국 측은 이 명단을 아프간 정부에 전달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0일 보도했다.

탈레반의 가즈니주 사령관은 아사히와의 회견에서 "한국과의 교섭이 정체 상태이며 현재 최고 지도부가 인질의 처우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아프간 정부 당국자는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이날 탈레반 측이 아프간 정부를 배제하고 직접 한국과의 협상을 시도하고 미국 측을 강력히 비난하는 것은 '탈레반과 한국' 대 '아프간과 미국'이란 대립 구도를 만들어 미국과의 '대 테러 동맹'에 대한 한국 내 비판적 여론을 조성하려는 전술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탈레반은 현재 한국인 인질 19명을 모두 5개 조로 분산해 억류하고 있으며 일부 한국인 인질은 '모두 한 곳에 있게 해 달라'며 19일 아침부터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 소식통은 19일 오후(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간접 통화에서 "인질들은 모두 가즈니주에 있다"면서 "19일 아침부터 한 조의 남성 1명과 여성 인질 2명이 '우리 일행을 모두 한 곳으로 모아 달라'고 요구하며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한편 독일 외무부는 지난 18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독일 여성이 20일 새벽 아프간 경찰에 의해 구출됐다고 확인했다.

카불에서 무장 괴한에 납치된 31세의 독일 여성은 이날 경찰에 의해 구출돼 현재 아프간 주재 독일 대사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