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 고민 상담 돕는 인터넷 사이트 등장

TVㆍ전화상담도… 미디어 통해 세력 확장

이슬람교인이 해리포터를 읽어도 되나.

무슬림 여성들이 눈썹을 뽑아 정돈하는 것은 허용될까.

일상 속 율법에 대한 무슬림들의 고민에 뉴 미디어가 해결사로 떠오르고 있다.

AP통신은 최근 '파타(fatwas,이슬람 고위 성직자들이 특정 사안에 대해 내놓는 권위 있는 결정)'를 확인하고 해석하기 위해 인터넷을 찾는 이슬람교인이 크게 늘었다며 이 같은 현상이 전통적인 율법 체계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타에서는 마법과 연관됐다는 이유로 소년 마법사에 대한 이야기를 읽지 말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조앤 롤링의 판타지소설 해리포터 시리즈도 이슬람 율법상 읽을 수 없다.

이슬람 고위 성직자 일부는 여성의 눈썹을 뽑는 것은 신의 창조물에 손을 가하는 것이므로 금지된다고 말하고 있다.

단 남편이 불편을 호소할 정도로 무성한 눈썹은 뽑을 수 있다는 해석도 덧붙인다.

파타는 '자살 폭탄이 이슬람에서 허용되는가'와 같은 보다 심각한 주제까지 다루고 있다.

파타의 주제가 광범위하다보니 세계 곳곳의 무슬림들은 뉴미디어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개인이 질문을 올리면 상황에 맞는 지침을 조언해주는 웹사이트가 대표적이다.

이슬람온라인(IslamOnline.net),파타온라인(Fatwa-Online.com),애스크이맘(Ask-Imam.com) 등 수많은 파타 사이트가 생겨나고 있다.

이슬람온라인을 만든 수니파 성직자 셰이크 알 카라다위처럼 종교적 지도자가 앞장서서 홈페이지를 설립하는 경우도 많다.

중동 이외의 국가에서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을 위해 영어로만 운영되는 웹사이트도 늘고 있다.

파타는 위성 텔레비전의 프로그램과 전화 응답을 통해서도 신자들에게 전해진다.

각종 생활상 지침을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이용자가 느는 추세다.

종교와 뉴미디어 전문가인 고란 라슨은 최근 기술 발전으로 새로운 이론자들이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전화로 종교 생활의 지침을 전하는 율법사 '텔레-이맘'인 아미르 칼레드는 이집트에서 이미 유명인이다.

하지만 뉴미디어를 통한 율법 보급에 문제를 제기하는 쪽도 있다.

전화나 인터넷으로 전달되는 파타가 종교적 권위를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전통을 중시하는 신자들은 인터넷의 열린 공간이 종교적 지침을 혼란스럽게 만든다며 우려하기도 한다.

하나의 주제를 두고 인터넷의 수많은 네티즌들이 서로 다른 해석을 내세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파타의 내용을 대체할 새로운 답변이 제시되고 논쟁이 일기도 한다.

하지만 뉴미디어를 통해 젊은 층과 접촉면을 늘릴 수 있다는 긍정적 시선도 있다.

교리에 대한 관심을 넓히는 데도 인터넷과 같은 민주적인 공간이 도움된다는 주장이다.

사드 에딘 이브라힘 카이로 아메리칸대학 교수는 "무슬림의 교리체계는 100년 넘도록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하며 새로운 매체가 이슬람 혁신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