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의 유전자 변형에 대해 알아 보자.어떤 와인 소비자들은 별로 관심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아도 어렵고 복잡한 일상에서 어떤 포도를 썼는지 일일이 따지기보다 '맛있는 와인만 마시면 그만이지' 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일견 당연하기도 하다.

하지만 유전자 변형 식품은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뜨거운 주제이고 포도 또한 하나의 식품이기에 중요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와인 생산자의 입장을 알아보는 것도 물론 좋은 와인을 음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유전자 공학은 현대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새로운 약을 개발하거나 피부 이식을 위한 조직 생장을 돕는 등 그 효용은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와인 사업은 아직까지는 유전자 변형 포도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다.

물론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는 아마도 유전자 변형 포도를 사용한 와인을 마시게 될 것이다.

유전자 변형 포도가 너무나 일반화해 2030년께면 근처 와인숍에 들어갔을 때 나라별로 분류된 와인과 함께 조금은 외진 자리에서 'Non GM(유전자 변형 포도 아님)'이라고 붙여진 와인 병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유전자 변형 포도 사용에 대한 의견은 양극단으로 치닫는다.

어떤 사람들은 과학의 대단한 진보라고 주장하고 한편에서는 나이트 메어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포도 농작물에 대한 유전자 변형을 가지고 왜 야단법석을 떠는지 이해할 수 없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비과학자들에게는 유전자 변형은 재난이고 위협이다.

그러면서 여론의 감시가 없다면 대형 화학 비료 회사들이 새롭고 위험스러운 기술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 와인 산업계에서 유전자 변형 포도를 사용한 와인은 10년의 유예기간(모라토리엄)이 요구된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과학의 진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성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확보할 시간을 벌자는 것이다.

지난 30년 동안 와인 제조업자들은 무분별한 화학 제품 취급으로 많은 혼란을 겪어 왔다.

유전자 변형에서도 똑같은 실수를 다시 저지를 수는 없다.

심지어 많은 과학자들조차 유전자 변형 포도가 시장에 출시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20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

최적의 유전자를 확인하고 다른 포도 품종에 대해 연구하고 임상시험,평가,번식력 등을 알아보기 위한 시간이다.

반대 여론이 높아 유전자 변형 포도로 양조한 와인이 가까운 시간 안에 준비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일단 긍정적으로 여겨진다.

포도가 어떻게 기능하는지,어떤 특성을 갖는지,변형했을 때 부작용은 없는지 등 부단한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소믈리에 Corinne-Eom@ic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