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에서 대선 경선을 치른 후 분열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도부는 '대선 삼수'에서 실패하지 않기 위해선,경선 후 이명박-박근혜 후보 간 단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박관용 경선관리위원장이 16일 양 캠프에 소속된 당 원로들과 긴급회동,과열 경선 방지와 경선 결과의 무조건 승복에 합의한 것은 이런 차원이다.

그러나 두 후보 간 '갈 데까지 가고 있는' 감정싸움으로 봐서 당이 온전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당내에선 벌써부터 특정후보가 되면 일부 의원은 당을 뛰쳐나가고,분당까진 가지 않더라도 패자가 승자에 비협조적으로 '뒷다리'잡기에 나설 것이란 등의 얘기들이 나돈다.

경선에서 선출된 후보가 여권으로부터 집중적으로 검증공세를 받아 교체론에 시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박 후보 측의 사퇴 요구에 대해 이 후보 측은 이날 노골적으로 당 분열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후보는 "투표를 3일 앞두고 후보에 사퇴하라고 하는 것은 경선 이후에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공격했다.

전여옥 선대위부위원장은 "경선 불복의 착실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박 후보 측은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전략"이라고 일축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최근 한 토론회에서 "두 후보의 지지계층이 중첩되지 않고 대선과 총선(2008년 4월)이 근접해 있는 구조적 요인으로 분열될 잠재력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일반국민을 상대로 한 CBS·리얼미터 조사에서 44.9%가 단합이 어려울 것이라고 대답했다.

국민일보-글로벌리서치 조사에서 패자의 탈당 가능성에 대해 대의원(10.3%),당원(14.1%)은 낮게 봤지만 일반국민(24.2%)은 상대적으로 높게 봤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