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유례없이 대폭락하며 '암흑의 목요일'을 연출했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136.18P 넘게 하락하며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으며 코스닥지수는 한때 10% 이상 급락해 20분 동안 거래가 정지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뿐만 아니라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 모두 사이드카가 발동돼 5분간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이 정지되기도 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신용경색 우려가 지속되면서 미국 증시가 이틀째 급락했고 광복절 휴장동안 아시아 증시도 하락했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의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것으로 판단된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25.91P(6.93%) 하락한 1691.98P로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2000년 4월 17일 IT버블 붕괴로 93.17P 하락한 수치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 낙폭이다.

휴장이었던 지난 15일 해외 증시가 급락했다는 소식에 63.70P 하락한 1754.19P로 출발한 지수는 장초반부터 외국인과 개인이 동반 매도 공세를 이어지며 낙폭이 점차 확대됐다.

특히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거셌다.

이날 외국인은 1조458억원을 팔아치우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함께 개인도 6948억원 어치 순매도를 나타냈다.

하지만 지수 급락을 틈타 기관은 1조 5050억원을 사들였다. 기관의 매수세도 사상 최고다.

프로그램 매매도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1조921억원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그러나 외국인과 개인의 매도 공세가 워낙 강해 기관의 '사자' 열풍에도 지수 하락은 계속 이어졌다.

이러한 지수 폭락으로 모든 업종이 급락세를 나타냈다.

지수 급락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증권주가 13% 이상 하락했으며 운수창고, 기계, 종이목재 등도 11~12% 넘게 떨어졌다.

또 건설업이 10%대 약세를 보였고 의료정밀, 유통업은 9%, 섬유의복, 의약품, 비금속광물은 7%의 낙폭을 보였다.

이 외에 화학, 철강및금속, 전기전자, 금융업, 보험, 서비스업 등이 5~6% 떨어졌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물론 유가증권시장 내 대부분의 종목이 하락했다.

하한가까지 빠진 종목이 무려 164개 종목이며 하한가를 포함한 하락종목은 811개에 이른다.

상승종목은 상한가 6개를 합한 28개에 불과하다.

삼성전자가 전일 대비 5.23% 내린 58만원을 기록했으며 포스코와 한국전력도 각각 4.54%, 3.20% 내렸다.

국민은행과 신한지주, 우리금융, 하나금융지수 등 은행주가 2~4%대 하락했다.

또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6.58%, 13.20% 떨어졌으며 대우조선해양은 하한가까지 빠졌다.

LG필립스LCD, LG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등 IT주들도 모두 약세를 보였다.

현대산업, 금호산업, 두산건설, 성원건설, 경남기업, 삼부토건 등이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지며 급락했고 대우건설,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 대형 건설주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 14일 액면분할 후 재상장한 케이씨오에너지(옛 명성)가 급락장 속에서도 상한가까지 치솟았으며 대북송전주로 주목받은 광명전기도 엿새째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현대페인트도 사흘째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며 2만원을 돌파했다.

코스닥 시장은 유가증권시장보다 낙폭이 더욱 컸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77.85P(10.15%) 내린 689.07P에 장을 마쳤다.

오후 1시 20분 코스닥지수가 전날 대비 10% 이상 하락한 상태로 1분간 지속됨에 따라 코스닥 전종목의 매매거래가 20분간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하지만 서킷브레이커가 해제된 후에도 낙폭은 더욱 커져 10.15%가 하락한 상태로 장을 마감했다.

이번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사상 두 번째로 2006년 1월23일 처음 발동됐다

이렇게 코스닥지수가 10% 넘는 폭락세를 보임에 따라 대부분의 종목이 하락했다.

상한가 9개를 포함해 42개 종목이 올랐으며 하한가 293개를 합해 938개 종목이 내려 하한가가 줄줄이 쏟아졌다.

코스닥 시총 상위 20위 내 종목 가운데도 6개 종목(태웅, 키움증권, 주성엔지니어, 성광벤드, 쌍용건설, 동화홀딩스)이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NHN이 7% 넘게 하락한 15만5000원을 기록했으며 아시아나항공과 다음, 포스데이타 등이 11~13% 떨어졌다.

이 밖에 LG텔레콤, 하나로텔레콤, 메가스터디, 하나투어, 동서, CJ홈쇼핑 등 시총 50위 내 종목이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코스닥에서는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260억원, 321억원 순매도했으며 기관은 391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