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올해 임금협상 결과 2812억원의 인건비 부담을 추가로 떠안게 됐다. 4분기 연속 영업적자 끝에 지난 2분기 가까스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기아차의 고임금 구조가 굳어져 경영난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15일 기아차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13일 노사 임금협상에서 전 차종 흑자전환을 위한 특별 격려금 명목으로 통상임금의 50%를 지급하기로 노조와 합의,389억원의 비용을 추가로 부담하게 됐다.

이에 따라 지난달 24일 합의된 노사 1차 잠정합의안에서 약속한 임금 인상과 상여금 지급분에 추가로 합의된 특별 격려금을 합치면 기아차가 지난해보다 더 부담해야 할 비용은 2812억원에 이른다. 이는 기아차의 올 상반기 영업적자 1620억원의 1.7배에 달하는 액수다.

기아차의 임금협상 2차 잠정합의안 내용은 △기본급 7만5000원 인상(5.2%) △생계비 부족분 150% 지급 △전 차종 흑자전환을 위한 특별 격려금 50% 지급 △품질목표 달성 격려금 100만원 지급 등이다.

기아차는 2003년 1조4123억원이었던 총임금이 지난해에는 1조8311억원으로 높아지는 등 고임금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회사의 영업이익은 2003년 8124억원이던 것이 2004년 5131억원,2005년 740억원으로 떨어졌고 급기야 지난해에는 125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자금 상황도 넉넉하지 않다. 기아차는 이달 중 자금 조달을 위해 국내에서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 대출) 부실의 여파로 해외채권 발행을 유보한 가운데 자금 조달처를 국내로 바꾼 것이다. 기아차는 미국 조지아공장 건설과 중국 제2공장 건설 등을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아차 노조는 17일 조합원 투표를 실시,노사 합의안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