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발 금융 충격이 진정 단계에 들어가는 듯 했지만 느닷없이 나온 경제부총리의 발언이 시장 불안을 증폭시켰습니다. 현장에 나가있는 이성경 기자 연결합니다. [기자] 미국발 서브 프라임 모기지 파문은 정부가 긴급 회의을 소집하는 등 발빠르게 진화에 나서면서 진정되는 듯 했습니다. 시장도 정부와 금융당국이 시의적절하게 대응했다고 평가했고 오늘 아침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 관계 장관회의에서도 안도감이 흘러 나왔습니다. 하지만 느닷없이 나온 권오규 경제부총리의 살벌한 발언이 시장 심리를 냉각시켰습니다. 권 부총리는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급격히 회수된다면 1997년의 외환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엔캐리 트레이드 같은 이차거래가 과도할 경우 자금이 유입된 나라의 거시경제를 흔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권 부총리는 한발 더 나아가 1980년대 핀란드와 노르웨이, 스웨덴 등 노르딕 3국의 사례까지 들어가며 불안감을 고조시켰습니다. 이같은 발언의 진원지는 권 부총리가 'APEC, 즉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재무장관회의를 다녀와서'라는 제목으로 재정경제부 직원 게시판에 올린 글입니다. 이 글은 오전 10시30분경 출입기자들의 이메일을 통해 일제히 전송됐고 이것이 기사화되면서 가뜩이나 불안한 시장에 기름을 부은 겪이 됐습니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에대해 "경제 관료들은 항상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며 "원론적인 발언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외환위기 재연'이라는 과격한, 그것도 매우 부적절한 타이밍에 쏟아진 경제 수장의 발언에 불안감을 감추기 못했습니다. 시장 관계자는 "금융은 시장 참여자의 심리에 좌우되는데 경제 수장이 심리적 동요를 진정시키기는 커녕 증폭시켰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습니다. 지금까지 재정경제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이성경기자 sk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