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하는 기술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통합법률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변리사들도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왔어요."

최근 법무법인 지평과 업무제휴를 맺은 이룸국제특허법률사무소의 안미정 대표(46)는 13일 "특허맵(지도)을 그리는 등 첨단 기술 자문과 법률 자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지평과의 제휴 배경을 설명했다.

"특허 관련 분쟁이 나면 변리사와 변호사는 서로 소송을 담당해 줄 변호사와 기술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분석해 줄 변리사를 매 번 찾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요.

특히 기술을 빌려주는 '라이선싱'자문,중장기 연구개발(R&D) 사업에는 종합서비스가 꼭 필요합니다."

그는 "바이오와 정보통신,바이오와 기계공학 등 첨단 기술도 융합하고 있어 변리사도 대학 교수나 연구원과 바로 대화할 수 있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이룸국제특허법률사무소는 기계공학,바이오,전기·정보통신 등 분야별 연구 경력을 갖춘 변리사를 따로 두고 있다.

변리사겸 사업가로 변신한 안 대표는 인생의 방향을 두 번 바꿨다.

연구원에서 공무원,그리고 다시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그의 이력은 빼어난 미모만큼이나 화려하다.

연세대학교 생화학과를 졸업한 뒤 1985년 남편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일리노이주립대에서 미생물학 석사,시카고 러시(Rush)의과대학에서 면역학과 박사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화학·바이오·의학 분야의 전문가인 셈이다.

러시의대 암센터 등에서 연구원으로 생활하던 그는 10년 만인 1995년 귀국해 한국기초과학연구원(생체고분자분석실)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유전자치료 부문) 등에서 박사후 과정을 거쳤다.

첫번째 인생의 전환점은 1996년.정부부처에도 전문인력이 필요하다는 필요성이 제기되던 당시 그는 박사 학위자 특채로 산업자원부(당시 통상산업부)에서 사무관(5급)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에너지관리과와 화학생물산업과 등을 거쳤다.

2년반 뒤에는 대전에 있는 특허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기간 바이오산업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 11월 특허청 화학생명공학심사본부 환경화학심사팀장으로 약 10년간의 공무원 생활을 마감한 그는 변리사 자격증을 갖고 현재의 대표 자리로 옮겼다.

특허청 재직시절에는 충남대 법과대학에서 법학석사 학위를 따기도 했다.

안 대표는 "나름대로 학위,외국어 실력,실무능력 등 두루두루 자격을 잘 갖춘 편이라고 생각해 핑크빛 꿈을 꾸며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비즈니스는 좀 다른 것 같다"며 "저녁약속이 많아지고 정신이 없지만 새로운 도전의식을 느낀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