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차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접촉을 13일 개성에서 갖자는 남측의 제안을 구체적인 설명 없이 수용하지 않아 회담이 준비 과정에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통일부는 12일 "북측이 이날 오후 판문점 남북 직통전화 통화를 통해 '남북 정상회담 준비접촉 개최일자를 13일 알려주겠다'는 통보를 해왔다"고 밝혔다.

통일부 김남식 대변인은 "북측이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면서 "북측 나름대로 준비접촉 날짜를 조율하는 등 사정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북측은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한 뒤 남측과 재차 통화 과정에서 '준비접촉을 위한 수행원과 취재진 명단'을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정부는 지난 9일 "13일 준비접촉을 갖고 남측 대표단의 방북 경로와 체류 일정,방북단 규모 등을 논의하자"고 제의했으나 북측이 3일 만에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힘에 따라 사전준비 일정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북측은 2000년 1차 정상회담 때는 남측이 준비접촉을 제안한 다음 날 곧바로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북측의 숨은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측이 2차 정상회담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준비접촉 단계에서부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