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한지 1주일만에 MBC '100분 토론'의 주제로 오른 화제의 영화 '디워'

네티즌들은 9일 밤 방송된 '100분 토론' 방송전부터 방송이 끝나고까지 연일 게시판을 달구고 있다.

제작비 300억원. 6년여에 걸친 제작기간, 한국기술로 탄생해낸 CG효과, 일주일만에 400만 관객 돌파 등 숱한 화제 속에 흥행에는 가속도가 붙고 있지만 그와 함께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논란도 매우 뜨겁다.

손석희씨가 진행하는 '100분 토론'에서는 '디-워, 과연 한국영화의 희망인가' 라는 주제로 김조광수(청년필름 대표), 김천홍 (스포츠조선 영화전문기자), 진중권 (문화평론가), 하재근 (문화평론가)가 패널로 나와 열띤 논쟁을 펼쳤다.

이송희일 감독과 함께 '디워'에 대해 혹평을 쏟아내며 '디워' 팬들은 이성을 찾길 바란다고 부르짖었던 김조광수 대표의 출연으로 더욱 이슈가 되었다.

하재근 평론가는 이날 '디워' 흥행에 대해 첫째, 인간 승리의 감동. 둘째, 논란의 궁금증. 셋째 관객의 평가. 넷째, 범국민적 사회현상으로 '축제'를 즐기고 있다 등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한국 사람은 한국영화를 사랑해야 하고 감싸줘야 한다면서 영화는 재미가 있으면 그것으로 성공한 것이다라고 '디워'를 옹호했다.

한편, 화제의 인물 김조광수 대표는 CG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말해 '디워'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도 언급했다.

네티즌들은 김조광수 대표가 TV 방송에 출연해 '디워'에 대해 또 어떤 말을 쏟아놓을까 관심을 모았지만 뜻밖에도 막상 방송의 뚜껑이 열리자 '디워'에 대한 무자비한 혹평으로 논란의 중심이 된 인물은 진중권 중앙대 교수였다.

진중권씨는 '엉망진창' '꼭지가 돈다' '개판'등의 극단적인 단어까지 구사하며 '디워'를 형편없는 영화라고 못박았다.

'신으로부터 영화의 갈등이 해소되는것은 가장 저급한 설정이다'라는 식의 표현으로 주인공들이 하는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디워'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방송내내 쏟아냈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영화 마지막 부분의 영화 주요 부분을 거르지않고 다 말해버려 네티즌들로부터 '스포일러'라는 강한 비판을 받았다.

한 시청자는 '디워의 서사 구조에 대해 이야기 하며 영화 전체 내용을 다 말해 버리시더군요. 결말의 내용까지 말씀하시는 것 보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지금 상영 중인 영화가 아니던가요. 상영 중인 영화를 대상으로 토론하는 것, 조심스러운 일 아닌가요'라고 꼬집었다.

시청자 게시판에 글을 남긴 또 한 시청자는 '여자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여의주 찾는데 그 대군대가 왔다는 걸 말이 안된다고 얘기했는데 그럼 반지의 제왕에서 반지 하나 찾는데 수백만 오크 부대가 온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며 트랜스포머에서 큐브 하나 찾는데 그 대로봇군단들이 온 거는 어떻게 디워와 다른지 논리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라고 질문을 하기도 했다.

진중권씨가 '가치할 평가도 없는 엉망진창 영화'라는 '디워'에 대해 대다수 관객들은 '영화를 보고 즐거웠고 영화에 대한 평가는 관객들이 내리는 것이며 한국영화의 희망을 볼 수 있어 좋았다'는 입장이라 극한 대립을 이뤘다.

패널로 참석했던 한 여성은 '한편의 영화가만들어져 극장에걸리고 그 모든영화가 어떻게서든지 평가받을 가치와 자격이 있다'고 발언했다.

진중권씨는 영화에 대한 비평중 가장 도리에맞는 일은 그 영화에 대해 가장 객관적으로 평을 내려주는 것이라 말했는데 토론을 본 시청자 중 일부는 진중권씨가 방송도중 너무 흥분한 것이 아닌가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방송중 전화로 토론에 참여한 오마이뉴스 객원기자 김경수씨는 최근의 '디워'논란에 대해 관객들의 편을 들어주었다.

영화의 스토리가 다소 미진하다는 것은 이미 관객들도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는 부분인데 비평가들은 영화를 본 관객들까지 싸잡아서 비하하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행동이 관객들을 자극했기 때문에 더 많은 광풍이 불어닥친 것이라고 평했다.

한경 미디어연구소 최진순 기자는 '디워'와 관련한 최근 일련의 상황에 대해 '진중권씨는 작풍성이 떨어진다는 것 외에 애국주의 마케팅의 효과와 정당성을 문제삼았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단지 애국심이 아니라 새로운 연출과 CG에 만족한다는 입장이다. 이 논란은 기존 평론가들의 권위와 네티즌들의 입소문이 대결하는 흥미진진한 문화 주도권 같아 보인다'고 평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