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디자이너 독무대였던 1985년 패션계에 여성 디자이너 도나 카란(DONNA KARAN)이 혜성처럼 나타났다.

딱딱하거나 지나치게 여성미만 강조한 옷을 제안하던 남성 디자이너 사이에서 여성이 원하는 실루엣과 라이프 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한 커리어 여성복 '도나 카란 컬렉션'을 내놨다.

그것은 단연 돋보일 수밖에 없었고,그는 미국 뉴욕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세븐 이지 피스(7 easy piece)',재킷·팬츠·스커트·스웨터·코트·이브닝드레스·가죽재킷 등 일곱 가지 단품을 다양한 방법으로 매치시켜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하는 게 도나 카란의 디자인 철학이다.

'도나 카란=드레이핑(Draping,입체재단)'이라는 공식이 통할 정도로 그의 옷은 드레이핑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여성의 신체 구조를 제대로 파악하고 연출한 드레이핑이라 그의 옷을 입으면 신체 결점은 가려지고 장점이 부각된다고.

다양한 두께감과 촉감을 가진 저지 소재 의상은 변함없이 사랑받는 도나 카란의 아이템이다.

도나 카란은 활동하기 편하면서도 우아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며,여행지에서 이브닝 웨어로 입을 수 있는 드레스까지 다양한 의상들을 제안한다.

현재 국내외를 막론하고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은 사계절 내내 입을 수 있는 캐시미어·실크 혼방니트인 '캐시미어 시퀸(옷에 달린 반짝이는 작은 장식)'.

도나 카란의 옷은 특정 연령대를 타깃으로 하지 않는다.

고감도 패션 마인드를 가진 여성은 누구나 고객이 된다고.애슐리 주드,린제이 로한,리브 타일러,드루 베리모어 등 할리우드 스타뿐 아니라 김희애,고현정,김혜수,장진영,손예진 등 국내 여배우들도 도나 카란의 마니아들이다.

2006년 봄 갤러리아백화점과 롯데백화점에 문을 연 '도나 카란 컬렉션'은 다음 달 현대백화점 본점에도 매장을 연다.

갤러리아백화점의 명품 숙녀복 바이어 이주원 과장은 "인기 아이템인 니트류는 매 시즌 마니아 고객층을 중심으로 상품이 들어오기 전부터 예약 판매되기 때문에 조기 매진되는 경우가 많다"며 "높은 브랜드 충성도에 힘입어 매장당 월평균 2억원대의 매출을 올린다"고 전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