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케이크 공장에서 접시를 닦으며 생계를 이어 왔던 그래미 스톰(잉글랜드)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에서 스타로 떠올랐다.

10일(한국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서던힐스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무명의 스톰은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잡아내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치며 당당히 단독 선두로 나섰다.

2000년 프로로 전향한 뒤 유럽 2부투어를 전전했지만 변변한 성적을 내지 못했던 스톰은 5년전만해도 잉글랜드의 한 케이크 공장에서 접시를 닦고 받은 돈으로 선수 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해 왔다.

2002년 유럽투어 상금 랭킹 16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2003년과 2004년에는 2부 투어를 떠돌았던 스톰은 2005년 25개 대회에서 10차례 톱10에 입상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2006년에는 상금 랭킹 29위에 오른 뒤 올 시즌에는 프랑스 알스톰 오픈에서 마침내 유럽투어 첫 우승컵을 안았다.

지난 4월 마스터스대회에서는 어머니를 캐디로 고용해 화제가 됐던 스톰이 처음 출전한 PGA챔피언십에서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스톰과 함께 1라운드 화제의 선수는 존 댈리(미국)였다.

댈리는 1991년 PGA챔피언십에서 대기 선수로 나왔다가 우승컵까지 거머쥐어 일약 스타가 됐다.

하지만 댈리는 술과 도박으로 세월을 보내다 PGA 투어 출전권을 잃어 버렸고 최근에는 초청장을 받은 대회에만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 1라운드를 3언더파 67타로 마쳐 단독 2위에 오른 댈리는 "날씨가 더워서 연습라운드를 하지 않고 카지노에서 시간을 보냈다"고 말해 도박 중독은 여전함을 보여줬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