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은 8일 전격 발표된 남북 정상회담이 북핵문제 해결 등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환영을 표시했다.

하지만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은 상당한 위험과 부담이 따르는 회담이 될 수도 있다며 신중한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은 이번 회담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북핵 6자회담에 기여하길 바란다며 큰 기대감을 표시했다.

백악관은 8일 남북 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6자회담을 진전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분명히 남북한간 대화를 지지하며,그건 평화와 안보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또 "한국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 개최문제를) 미국측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남북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한반도의 이웃 국가로서 남북한 양측의 대화와 관계 개선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중국은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한 것은 모두 지지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여야 지도자들은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와 안정 등을 위해 많은 성과가 있기를 기대했다.

러시아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환영하면서 이번 회담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협력이 더욱 증진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한반도 전문가는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진행 중인 북핵 6자회담의 초점을 분산시키고,정상회담을 통해 자칫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선임연구원은 "지난번 정상회담보다 더 큰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정치 행사로 비쳐지게 될 것이며,핵협상 진전이 흐려지는 구실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 AP통신 등은 한국 언론을 인용,오전 9시22분께부터 정상회담 개최를 긴급 뉴스로 내보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오전 8시49분 인터넷판을 통해 먼저 보도했다.

청와대에서 오전 8시 무렵 언론사에 정상회담을 알려준 뒤 10시 공식 발표 전까지 보도 자제를 요청했으나 외신 중에선 아사히가 가장 먼저 보도한 것이다.

CNN은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길을 열 것이라는 김만복 국정원장의 발표를 중심으로 긴급 뉴스로 보도했고 뉴욕타임스는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실질적인 성과가 얼마나 나올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이타르타스통신은 "2000년 개최된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남북 간 긴장 완화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고 평가하면서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간접적으로 표시했다.

AP통신은 "정상회담이 북핵 위기 해결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성사됐다"면서 "한국 내에선 대선을 앞두고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는 야당의 반발도 제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뉴욕=하영춘/베이징=조주현/도쿄=차병석특파원/최인한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