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 본즈(43ㆍ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마침내 야구사를 새로 썼다. 본즈는 8일(한국시간) 홈그라운드인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벌어진 미국프로야구 워싱턴 내셔널스와 경기에서 5회말 우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아치를 그렸다.

지난 5일 행크 아론이 보유한 빅리그 최다홈런과 타이를 이뤘던 본즈는 사흘 만에 개인통산 756호째를 기록,최다홈런 종전기록을 31년 만에 갈아치웠다.

4-4로 맞선 가운데 5회 1사 뒤 3번째 타석에 나선 본즈는 볼카운트 2-3에서 워싱턴 선발투수 마이크 배식의 7구째를 걷어올려 우측 펜스를 넘기는 솔로홈런을 기록했다.

AT&T파크가 온통 흥분의 도가니에 빠진 가운데 천천히 다아이몬드를 돌아 홈플레이트를 밟은 본즈는 "내가 드디어 해냈다. 샌프란시스코 팬들에게 감사드리며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100만달러 이상을 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본즈의 홈런 타구가 우측 외야스탠드에 떨어지자 서로 잡으려는 관중들이 엉켜들어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기록의 희생양이 된 배식은 본즈에게 홈런을 맞은 446번째 투수로 기록됐고 워싱턴은 팀 사상 64번째 홈런을 헌납해 LA다저스,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함께 최다 피홈런 구단 2위가 됐다. 본즈에게 가장 많은 홈런을 맞은 구단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로 87차례나 두들겨 맞았다.

본즈는 대기록을 세운 뒤 교체됐으며 샌프란시스코는 6-8로 재역전패했다. 1986년 빅리그에 데뷔해 22년 만에 메이저리그 역사를 바꾼 본즈는 최초로 '500-500클럽(500 홈런-500 도루)'의 주인공이 되는 등 그동안 7차례나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본즈는 30대 후반으로 접어들며 괴력을 발휘해 2001년에 한 시즌 73개의 홈런을 날려 시즌 최다홈런을 경신하기도 했다.

현역선수 중에는 최다홈런 2위인 새미 소사(39ㆍ텍사스 레인저스)가 604개에 불과해 본즈의 기록이 당분간 난공불락으로 남을 전망이다. 개인통산 2540볼넷과 679고의사구로 양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본즈는 이날 현재 1981타점,2915안타를 기록,조만간 아론에 이어 두 번째로 '700홈런-2000타점-3000안타 클럽'에도 가입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야구전문가들은 본즈의 대기록 달성은 인정하나 '위대함은 없다'며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미국을 대표하는 스포츠전문 채널 ESPN은 이날 인터넷판을 통해 '본즈의 대기록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라는 주제로 소속 전문가들의 반응을 실었으나 모두 본즈의 기록은 스테로이드가 만든 작품이라고 비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