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려던 자원개발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주가가 급락하면서 유상증자나 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유치가 잇따라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요 자원개발주로 꼽히는 프라임엔터가 그동안 추진해온 자원개발 사업을 전격 중단키로 하면서 다른 자원개발 테마주들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프라임엔터는 지난 5월부터 의욕적으로 벌여왔던 러시아 유전개발 업체 지분 인수작업을 중단키로 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해외 자원개발 업체들이 사업을 중도에 접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프라임엔터는 당초 계열사인 프라임개발과 공동으로 러시아 웨스트오일 지분 49%를 인수키로 양해각서를 맺고 실사를 진행해왔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경영전략 변화 때문이라고만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당분간 기존 엔터테인먼트와 IT(정보기술) 사업만 진행키로 하고 다른 사업으로의 진출은 보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사업 전망이 불투명하자 중도 포기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프라임엔터 주가는 당초 지난 6월 웨스트오일 지분 인수 계약 당시 급등세를 보였으나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다 인수 중단 사실이 알려진 이날 10% 이상 급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프라임엔터의 사업 중단이 일반 개인의 자원개발주 투자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켜 증시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을 추진하는 자원개발주들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들어 자원개발 사업의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는 데다 주가마저 하락하면서 자원개발주들의 자금 유치가 잇따라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

디지탈디바이스의 경우 지난 6월29일 100억원 규모로 3자 대상 사모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키로 결의했으나 납입일인 이달 6일 대상자가 납입 계획을 철회,자금 조달이 무산됐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말 실시된 810만주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에서도 납입률이 70%에 그쳤다.

페트로홀딩스(옛 튜브픽쳐스)도 지난 6월 말 진행됐던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 청약이 전량 미달돼 실패로 돌아갔다. 명성의 경우 5월4일 결의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수차례 연기하는 우여곡절 끝에 이달 6일로 최종 납입일이 결정됐으나 주금납입이 또 열흘가량 연기됐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자원개발 테마주들의 경우 유상증자가 기업 가치보다는 주가를 근거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주가가 하락하면 증자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해는 회사 측 계획을 믿고 투자한 일반 개인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