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지표 개선…2분기 순익 1분기보다 줄어

하나금융지주는 올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에 비해 외형과 수익성 면에서 모두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갔다.

뿐만 아니라 덩치가 커지면 으레 악화되는 건전성 지표도 지난해보다 오히려 개선됐다.

하지만 1분기에 비해 2분기 들어 수익성이 떨어져 순익을 늘리는 게 급선무가 될 전망이다.

◆순익과 매출 40% 증가

하나금융은 올 상반기 71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40.7% 급증했다.

충당금 적립 전 이익은 29.6% 늘어난 1조906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지주 관계자는 "올해 순익 목표인 1조4000억원의 50.2%를 이미 상반기에 달성해 올해 당기순익 목표는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외형 면에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6조3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늘었으며 총 자산도 140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4.7% 증가했다.

2005년 7월 자산 100조원을 돌파한 이후 1년11개월 만에 총 자산을 40조원 늘린 것이다.

그러나 하나금융은 자산을 확대하면서도 수익성 위주의 자산운용 전략을 유지했다.

1분기 하나은행의 순이자 마진(NIM)은 2.31%로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지난해 4분기(2.24%)에 비해 증가세를 보였고 2분기에도 1분기와 같은 2.31%를 유지했다.

푸르덴셜투자증권도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의 영향으로 은행권의 저원가성 예금이 감소하고 있지만 하나은행은 소폭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콜금리 인상이 3분기 마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NIM도 긍정적인 흐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건전성 지표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0.75%로 나타났으며 2분기 말 연체율은 1분기 말보다 0.52%포인트 낮아진 0.72%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총자산이익률(ROA)은 1.24%로 0.17%포인트 올랐고 자기자본이익률(ROE)도 2.23%포인트 증가한 17.15%를 기록했다.

계열사별로는 하나은행이 상반기 59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하나대투증권 1087억원 △HFG IB증권 158억원 △하나캐피탈 173억원 등의 실적을 올렸다.

◆2분기 순익 1분기에 비해 줄어

올 1분기와 2분기를 비교하면 얘기는 약간 달라진다.

하나금융은 2분기에 1분기(4402억원)보다 37.8% 줄어든 27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1분기에 반영됐던 LG카드 매각 이익(1445억원) 같은 특수 요인이 사라졌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이익이 줄어들었다는 게 하나금융의 설명이다.

하나지주 관계자는 "LG카드 매각 이익과 같은 일회성 수익 요인을 제외한 이자 및 수수료 이익 기준으로는 6.4% 정도 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심규선 CJ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의 2분기 이자 이익이 예상치를 뛰어넘어 밸류에이션 매력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하나지주 관계자는 "하나대투증권과 HFG IB증권 간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 양수도 이후 그룹사 간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른 순효과가 영업 실적에 반영되고 있으며 하나캐피탈의 리스 자산 등을 포함한 총 자산이 작년 말보다 68% 늘어나는 등 전체적으로 은행과 비은행 부문 간의 균형적인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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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경영전략은…

비은행 부문 주력 '시너지' 극대화

하나금융의 하반기 전략은 비은행 부문 강화로 요약할 수 있다.

자본시장통합법 발효를 앞두고 증권사 역량을 키운 뒤 은행과의 연계 영업을 통해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를 위해 우선 펀드 판매를 강화할 예정이다.

펀드 판매 수수료가 많아지면 비이자 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하반기에 다양한 펀드 신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이달 중 정식 출범한 하나UBS자산운용을 중심으로 그룹 독점 판매상품을 개발해 하나금융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또 증권시장 활성화에 따라 증권 부문의 수수료를 늘리기 위해 판매 채널도 강화할 예정이다.

하나지주 관계자는 "우수 브로커리지 인력을 확대하고 다양한 형태로 하나은행과 하나대투증권 간의 연계 영업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자은행(IB)도 하나금융의 하반기 주력 분야로 떠오를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이미 IB 시스템 구축과 수익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B 분야에 특화돼 있는 HFG IB증권과 하나은행 간 인사도 단행하는 등 지속적인 교류를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HFG IB증권이 IB 전문 증권사로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인수·합병(M&A) 전문가도 대거 영입할 계획이다.

은행 분야에서는 질적 위주의 영업 전략을 펼칠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하반기에 대출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구체적으로는 수익성이 양호한 소호 대출 시장을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 대출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역별,업종별 분석 결과인 소호 영업지도를 바탕으로 영업점별 점주권의 소호 상권을 분석하고 컨설팅해 주는 기능을 강화시킬 예정이다.

하나지주 관계자는 "안정적인 저원가성 예금을 늘리기 위해 급여나 관리비 이체 통장 고객을 확보하고 신용카드 고객층을 확대하기 위해 9월부터 강력한 신상품을 선보일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