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증가하고 있는 보험상품들. 상품의 수와 맞물려 보험가입자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다.

2006년 4월 보험개발원에서 실시한 보험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보험 가입률은 94.7%. 가구당 평균 보험 가입건수는 4.9건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민 대다수가 보험에 가입하고 있고 가입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심지어 간단한 보험상품은 보험사까지 찾아가지 않아도 은행에서 가입할수 있을 만큼 보험상품은 대중화 되어있다. 그러나 보험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일단 '보험사의 규정'에 알맞아야 한다.

수익성만 좇는 보험사의 일방적인 인수지침에 의해 많은 사람들이 보험가입단계에서부터 거절당하고 있는것.

▶정신과 진료기록ㆍ 쌍둥이는 보험가입 "NO"

보험사들은 정신과 진료기록을 보유한 고객은 보험가입을 하지못하게 하는 방침을 가지고 있거나, 쌍둥이를 임신한 산모는 태아 보험에 가입하는것을 거절하는 등 생각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보험가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은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은 경우, 정신과 질환과는 아무 상관없는 일반보험의 가입까지도 무차별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일산에 사는 노00씨는 우울증 치료를 위해 2번의 정신과 치료를 받았었다. 그러나 정신과 진료기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보험을 가입할 수 없었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의료보험처리를 하지 않거나, 정신과 진료 사실을 숨기고 보험에 가입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현실이다. 그러나 사실을 숨기고 가입한 사람들은 나중에 사고(상해나 질병)가 발생했을 때 보험사측으로부터 보험금 지급을 거부당하거나, 계약을 해지당하는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분당의 최 00씨는 불면증 치료 사실을 숨기고 보험에 가입했지만, 나중에 보험금을 탈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가입했던 보험을 최근 해약해야 했다.

뿐만 아니다. 제작진이 확인한 결과, 국내에서 태아 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 대부분은 쌍둥이라는 사실을 고지하자마자 가입을 거절했다. 명색이 태아보험임에도 불구하고 쌍둥이는 건강하게 태어나야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사실상 태아보험이 아닌 것이다. 보험사들은 위험률이 높아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2~3년 전부터 쌍둥이 보험 상품을 실질적으로 중지해 오고 있다. 다운 증후군 아이들의 경우도 유일하게 들 수 있었던 보험 상품이 2005년 4월부터 가입할 수 없는 상품으로 바뀌었다. 확실한 의학적 근거도 없는 상태에서 다운증후군 아이들의 암 발생률이 일반인보다 높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 자동차 보험의 차별지대

평택, 포천, 안산 등 특정지역은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다는 이유로 자동차보험 가입이 거부되고 있다. 또 장기무사고운전자의 경우 높은 할인율을 적용받아 납입보험료가 낮을 수밖에 없는데, 보험사들은 이러한 가입자를 소위 ‘공동물건’(예전에는 불량물건이라 했음)으로 분류해 서로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

아쉬운 소비자는 별 수 없이 보험사들이 토스(toss)하는 곳으로 가서 가입을 해야 하는데 억울하게 15%의 할증료까지 내야한다. 결국 380만 명에 이르는 장기무사고운전자들은 보험사에 약 10년 간 보험료만 열심히 갖다 바치고 나중에 ‘개밥에 도토리’ 취급을 받게 되는 것이다.

현재 국내 보험사들은 ‘업계 최대위기’라고 외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4개 손해 보험사들의 순이익이 1조원을 넘었다. 그리고 생명보험사들이 사업비 명목으로 보험료를 더 거둬들여 사용하지 않고 남긴 돈만 약 3조원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험사들이 무한이윤만을 추구하며 ‘일방적 가입거부’ 라는 횡포를 부리는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게 아닐까?

7일 저녁 11시에 방송될 'PD수첩 - '보험가입? 누구 맘대로!’'편에서는 가입자의 권리는 도외시한 채 수익률 올리기에만 골몰하고 있는 보험사들의 영업 행태를 고발한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