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고작해야 10년밖에 되지 않는다.
아이트랙스(iTraxx) 등의 지수가 개발된 것도 2003년의 일이다.
하지만 기업의 신용도와 전체 시장의 신용위험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지수로 뿌리내렸다.
올 들어 신용파생상품은 거래소에 상장돼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장외시장에서 거래돼온 신용파생상품이 장내로 들어오면서 금융 거래에서 발생하는 각종 위험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금융감독위원회도 신용파생상품 시장의 발전을 위해 관련 제도를 손질하고 있다.
◆신용파생 시장 주요 지수
신용파생상품 관련 지수의 대표격은 신용부도스와프(Credit Default Swap,이하 CDS)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CDS지수'들이다.
아이트랙스,CDX,ABX 등이 있다.
주로 유럽과 아시아에서 사용되는 아이트랙스는 지수 관리를 다우존스가 맡고 있어 '다우존스 아이트랙스'라고도 불린다.
유럽 신용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아이트랙스 유럽'은 125개 유럽 기업의 CDS를 같은 비중으로 묶은 것이다.
CDX는 미국 캐나다 등 북미에서 널리 사용되는 지수.ABX는 가장 최근 도입된 지수다.
자산유동화증권(ABS)에 대한 CDS를 준거 자산으로 삼는다.
◆장내시장으로 진입
독일과 스위스가 합작해 만든 파생상품거래소 유렉스(Eurex)는 지난 3월27일 세계 최초로 신용파생지수(아이트랙스 유럽 5개년 CDS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 상품을 상장했다.
미국 시카고의 파생상품거래소들도 적극적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는 32개 북미 투자 적격 회사들의 채권과 관련 있는 신용파생지수 상품을 최근 상장시켰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도 올 상반기에 개별 기업의 신용위험을 바탕으로 한 옵션을 상장시켰다.
거래소들은 장외시장의 높은 거래 비용,거래 상대방의 위험성 그리고 운영 위험 등을 혁신적으로 개선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전통적으로 딜러 은행(대형 투자은행)의 영역이었던 신용파생상품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미국과 유럽대륙 거래소들이 생존을 위해 합종연횡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용파생상품 거래처럼 확실한 신규 수익원이 없다는 사실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런 움직임의 성공 여부를 단언하기는 아직 이르다.
장외 신용파생 시장은 20여개의 딜러은행들이 지수 관리,전자 중개,평가 등 모든 영역을 장악하고 있다.
이들의 협력 없이는 거래소로의 시장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딜러들은 거래소의 전자거래 방식에 의한 시장 투명성이 거래 비용을 감소시켜 자신들의 수익 감소로 연결되는 시나리오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 어떤가
국내 시장은 신용파생상품 거래의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국내 신용파생 거래 규모는 4조300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조8000억원 늘어났다.
이 가운데 원화 CDS 거래는 산업은행과 JP모건이 작년 12월에 체결한 한 건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침체돼 있는 회사채 발행과 유통 시장의 대안으로 신용파생상품 시장이 활성화될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금융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유럽에서도 회사채 거래는 매우 부진한 반면 신용파생상품 시장은 빠르게 발전해 시장 참여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신용파생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해외시장의 상품,거래 표준화 과정,신용파생지수 개발 및 운영 방안 등에 대한 연구와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와 관련,금융감독위는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장·단기 제도 개선 방안을 올해 안으로 마련키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신용파생상품과 관련된 회계기준 정비 △외화표시 신용파생상품 거래 신고제 개선 △신용파생상품과 관련된 자기자본 산출 기준 명시 등을 우선 추진할 계획이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