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미국 LPGA투어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200만달러) 1라운드에서 한국선수들이 '톱10'에 6명이나 포진했다.

출전 18개국 가운데 가장 많은 33명의 선수를 출전시킨 한국은 2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3·6638야드)에서 막을 올린 대회 첫날 박인비(19)가 4언더파 69타로 공동 2위에 오르며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US여자오픈 첫날 69타를 치며 공동 4위라는 좋은 성적을 냈던 박인비는 9번홀부터 13번홀까지 4개홀 연속 버디를 쓸어담는 등 메이저대회에서 연속 상위 입상을 바라보게 됐다.

9번홀에서 15m 버디 퍼트,10번홀에서 10m 버디 퍼트를 각각 성공시킨 박인비는 "퍼팅이 아주 잘됐다"면서 "2번홀 보기로 시작했지만 실망하지 않고 이븐파로 끝내자고 마음 먹은 게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단독선두는 올해 3승을 포함해 통산 12승을 올리며 세계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로레나 오초아로 6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오초아는 이로써 '메이저 왕관없는 반쪽 1인자'라는 오명을 씻어낼 채비를 갖췄다.

오초아는 "거의 바람이 불지 않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면서 "오늘은 정말 모든 샷이 다 잘됐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오초아는 코스 곳곳에 112개나 깔려 있는 항아리 벙커에 단 한번도 볼을 빠뜨리지 않았다.

이미나(25·KTF)가 2언더파 71타로 공동 6위에 올랐고 이지영(22·하이마트),이정연(28),민나온(19),김인경(19) 등이 1언더파 72타로 공동 10위를 달렸다.

상금액이 많은 에비앙마스터스도 건너뛰고 이 대회 준비에 공을 들인 박세리(30·CJ)는 버디 4개와 보기 4개를 맞바꾸며 이븐파 73타로 공동 21위에 머물렀다.

3,4번홀에서 잇따라 보기를 범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박세리는 버디를 잡아내면 금세 보기로 타수를 잃는 답답한 플레이를 펼친 끝에 14,17번홀 버디로 간신히 오버파 스코어는 모면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 대표 선수로 참가한 지은희(21·캘러웨이)는 이븐파 73타를 기록했으나 기대를 모았던 신지애(19·하이마트)는 3오버파 76타로 부진했다.

2005년 이 대회 우승자 장정(27·기업은행)도 3오버파 76타로 타이틀 탈환에 적신호를 켰고 김미현(30·KTF)은 6오버파 79타를 치는 바람에 커트탈락 위기에 몰렸다.

미셸 위(18)는 이븐파 73타를 쳐 스스로 "절반의 실패와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한 1라운드를 마쳤다.

위는 "올해 들어 가장 플레이가 잘 된 날이었다"면서 "쉬운 퍼트를 몇차례 놓치기는 했지만 긴 터널에서 빠져나온 기분"이라고 말했다.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뛰고 있는 루이제 프리베리(스웨덴)가 4언더파 69타를 때려 깜짝 2위에 올랐고 미야자토 아이(일본)와 레베카 허드슨(잉글랜드)이 3언더파 70타를 쳐 오초아에 4타 뒤진 공동 3위를 달렸다.

타이거 우즈(미국)에게 코스 공략 비법을 전수받았다는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1언더파 72타로 공동10위에 올라 무난한 첫날을 보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