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와 한국인 21명을 억류하고 있는 탈레반 측이 인질 석방을 위한 대면 협상의 구체적 방안을 놓고 실무접촉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회동의 필요성에는 의견을 같이했지만 인질 사태의 해법과 협상 장소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과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중재해온 미라주딘 파탄 가즈니주 주지사는 3일 AFP통신에 "한국 대표단이 탈레반과 대면 협상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탈레반이 강성주 아프간 주재 한국대사와 직접 통화했다"면서 "병이 심각한 인질 2명을 먼저 탈레반 수감자 2명과 맞교환할 용의가 있다"고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아마디는 이어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 대표단이 가즈니주에서 접촉하기를 원한다면 그들의 안전을 보장할 준비가 돼 있다"며 "만약 유엔 측에서 (대면 접촉시) 탈레반이 다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장한다면 가즈니시를 포함해 아프간 정부가 장악한 지역 또는 다른 나라에서도 협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우리 정부는 대면 협상 가능성을 열어 놓고 탈레반 측과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납치단체가 아프가니스탄 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입장을 표명했다.

우리도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해 협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인정했다.

천 대변인은 그러나 "우리가 직접 접촉을 통해 전달하려는 우선적 목표는 그들이 요구하는 수감자 석방이 우리 정부가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자는 것"이라고 말해 입장차가 있음을 시사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