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인질 21명을 억류 중인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은 여성 인질 2명의 건강이 악화돼 사망할 수도 있다고 밝히고,이들 2명을 탈레반 수감자 2명과 교환하자고 1일 제안했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연합뉴스를 통해 "한국인 여성 인질 2명의 건강 상태가 매우 위중해 적절한 처방을 하지 않으면 병사할 수도 있다"며 "이들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아프간 정부가 우리의 요구(탈레반 수감자 석방)를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위협했다.

해당 인질의 이름과 병명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아마디는 이어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를 통해 "만약 탈레반 수감자 2명이 석방된다면 병든 여자 인질들을 풀어줄 것"이라며 "이들이 풀려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하며 우리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의 외교적인 노력도 본격화되고 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부와 탈레반 측의 직접 접촉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직·간접적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가 다각적으로 접촉 중이고,접촉의 폭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AIP는 이와 관련,"아프간 현지에 파견된 한국 대표단이 이날 한국인 인질들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백종천 대통령 특사는 파키스탄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 이날 파키스탄으로 향했다.

앞서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정보위원들을 상대로 열린 비공개 간담회에서 피랍자들을 구출하기 위한 군사작전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