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 전문대학들이 '기술지주회사' 설립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자체 기술을 상업화해 재단 수익을 확충하는 한편 대학 인지도도 함께 높이기 위한 것이다.

경남정보대학은 최근 '산업교육 진흥 및 산학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기술지주회사는 자회사를 통해 직접 투자하거나 외부 자금을 유치,대학 보유 기술을 사업화하게 된다.

경남정보대는 학내 벤처 형태로 운영되던 기존 '학교기업'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산학협력기금 20억원으로 기술지주회사를 만든 뒤 기능성 신발을 생산하는 '슈키드',제과 브랜드 'KIT 푸르',청국장 등 웰빙 음식을 만드는 'KIT 바이오 웰푸드' 등의 학교기업을 자회사로 둘 예정이다.

유럽과 남미 지역 등에 신발을 수출하고 있는 슈키드는 대규모 공장을 설립,대량생산체제로 전환시키기로 했다.

또 'KIT 푸르'는 전국 프랜차이즈화를 추진하고 'KIT 바이오 웰푸드'는 화장품 분야로 사업범위를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이 대학은 앞으로 호텔외식조리과와 신소재응용화학과에도 첨단연구소를 만들어 지주회사의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동의과학대도 기술지주회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 대학은 기술지주회사를 통해 2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이 기금을 산학연계 사업이나 연구개발(R&D)에 재투자할 계획이다.

기술지주회사에서 개발한 기술은 지역 업체에 이관하거나 자체 사업으로 창업한다는 구상이다.

동의과학대 교수들은 현재 이동통신 장비와 무선망 설계 분야 전문 벤처기업인 ㈜솔루윈스와 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 및 LCD(액정표시장치) 휴대전화 부품을 개발하는 ㈜DIT를 창업,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동의과학대는 이들 기업 등을 모델로 삼아 세부 사업계획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부산의 P대학,D대학 등도 자체 보유기술을 활용,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대학은 사업을 위해 부속기관인 학교기업만을 이용했지만 학교기업은 현장 실습에서 나오는 상품을 판매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기술지주회사는 초기 자본을 대학이 조달한 뒤 일반 주식회사처럼 주식을 공모해 자금을 모으고 회사를 매각,이익을 남길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회사를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고 다른 기업과 합작하는 것도 가능해 기술력을 갖춘 대학의 경우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경남정보대 관계자는 "대학은 양질의 교육은 물론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을 발전시키는 역할도 해야 한다"며 "기술지주회사가 설립되면 좋은 아이디어와 연구개발로 산업 발전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