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의 인질 석방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탈레반은 수감자와 인질의 맞교환을 요구하면서 여성 인질까지 살해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는 반면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여성 인질을 먼저 석방해야 협상에 임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30일 협상 시한을 이틀 더 연장하자고 요청했으나 탈레반은 이를 즉각 거부했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아프간 정부가 이 협상 시한이 제시된 전날 오후부터 탈레반과 접촉을 갖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이 시한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한은 탈레반 창시자로 최고지도자인 물라 모하메드 오마르가 이끄는 탈레반 지도위원회가 제시한 것이라고 아마디는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아프가니스탄 정부 협상단의 일원인 가즈니주 출신 국회의원 마흐무디 가일라니는 이날 "협상에 진전이 없다"면서 "아프간 정부 방침은 (탈레반) 죄수를 석방하지 않는다는 것이나 탈레반은 여전히 이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상이 진전을 이루지 못함에 따라 탈레반 출신 국회의원 압둘 살람 로케티 등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의회 협상단 3∼4명이 지난 29일 밤 칸다하르에서 카불로 돌아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가일라니 의원은 또 탈레반이 여성 인질의 우선 석방 제안도 거부했다면서 "석방 협상이 현재로서는 진전이 없고 아마도 성공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