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22명을 억류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의 주요 돈줄은 아편인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의 경제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아프가니스탄의 아편 경제와 탈레반 무장세력이 동반 성장하고 있다고 집중 보도했다. 마약이 탈레반의 재정적 기반이고 탈레반은 이를 위해 아편 재배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

탈레반은 2001년 아프간 테러전쟁 당시부터 광범위한 아편 재배를 관장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으며,아예 탈레반 지휘관들과 아편 밀거래업자들이 동일 세력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아프간이 생산한 아편은 6100t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92%에 달한다. 아편 거래 규모는 31억달러(암시장 가격으로는 600억달러)며 아프간 전체경제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특히 아편은 탈레반이 통제하고 있는 아프간 남부지역에서 대부분 생산되고 있다. 아프간 정부가 관리하고 있는 지역의 아편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남부지역 가운데 헬만드주는 아프간 최대의 아편 재배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유엔마약범죄국(UNODC)에 따르면 헬만드주의 올해 아편 재배도 풍작이 예상된다.

때문에 9.11 테러 이후 아프간에서 대테러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미국은 탈레반의 돈줄인 아편 재배를 억제하기 위해 또 다른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러나 아편 재배를 근절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프간 빈농들이 밀 재배로 얻는 소득보다 8~9배에 달하는 소득을 아편 재배로 얻고 있어서다. 섣불리 농민들의 아편 재배를 억제하다가는 이들이 탈레반 무장세력으로 편입될 가능성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아프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관리들의 부패 역시 아편 재배를 거들고 있다. 아프간의 대규모 마약거래업자들 중 일부가 부패 관리들인데다 몇몇은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의 측근마저 끼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