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29일 참의원 선거에 출마한 전범의 손녀 도조 유코(東條由布子) 후보가 낙선했다.

2차대전 당시 일본의 총리 겸 육군 대신으로 전후 재판에서 1급 전범으로 판정됐던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의 손녀인 유코는 무소속으로 도쿄 선거구에 출마,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보수 세력에 기대를 걸었으나 여론의 지지를 받기에는 무리였다.

반대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납치문제 담당 보좌관으로서 자민당 비례대표로 출마한 나카야마 교코(中山恭子) 후보는 참의원 입성에 성공했다.

선거 막판 북풍에까지 기대면서 보수세력의 결집을 겨냥했던 아베 총리는 여당 과반수 미달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맛봐야 했지만 그나마 교코 후보의 당선으로 위안을 해야 할 형편이 됐다.

나카야마 당선자는 29일 기자들에게 "많은 분들이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를 구출하고 싶어하고 있음을 실감했다.

확실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해 대북 강경정책 고수 입장을 재확인했다.

유명 프로 골퍼 요코미네 사쿠라씨의 아버지로서 '사쿠라 파파'로 일본에 널리 알려져 있는 민주당의 요코미네 요시로(橫峯良郞) 후보도 당선의 기쁨을 맛봤다.

반면 여자 배우인 공생신당의 와카오 아야코(若尾文子) 후보와 남편인 공생신당 당수이자 건축가인 구로가와 기요(黑川紀章) 후보는 나란히 낙선했다.

일본계 이민 2세로 페루 대통령을 지낸 알베르토 후지모리(68) 전 대통령도 국민신당 비례대표로 등록했지만 30일 새벽까지 국민신당의 비례대표 당선자가 없는 것으로 집계돼 낙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그는 선거중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재직 당시의 경험을 살려 일본에 공헌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인권 유린, 부패 등 수십가지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출마한 데 대한 비난 여론이 비등했었다.

일본 정치인 중 처음으로 자신이 여성 동성애자임을 공개한 뒤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 오쓰지 가나코(32) 전 오사카(大阪)부 의원의 경우 민주당의 비례대표 최종 배분 과정에서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오쓰지 후보는 유세 기간 "중앙당에서 처음으로 레즈비언인 나를 인정해 줬다.

보통과 다른 것을 배제하는 일본 사회를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로 변화시키고 싶다"고 호소해 왔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