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 무장세력이 당초 탈레반 측이 정했던 시한을 넘겨 한국인 22명과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 협상에 들어감에 따라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27일 대통령 특사로 아프가니스탄 현지에 도착한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아프가니스탄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접촉을 시작,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탈레반 무장세력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유수프 아마디는 "아프간 정부와 맞교환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시한이 지났지만 협상을 계속하고 있으며 다소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아랍 위성방송인 알자지라 등이 전했다.

아마디는 전날 "탈레반 수감자와 한국인 인질 맞교환이 성사되지 않으면 22명의 나머지 인질들을 1명씩 모두 처형하겠다"고 위협했다.

아프가니스탄 정부 당국자도 이날 탈레반 측이 인질 석방 협상 시한으로 설정한 이날 오후 4시30분(한국시간) 이후에도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교도통신에 밝혔다.

협상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이날 오후 현지에 도착한 백 특사는 곧바로 아프가니스탄 고위관계자들과 잇달아 만나 우리 정부가 22명의 안전과 무사 귀환을 최대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특사는 이어 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비롯해 탈레반 납치단체 측이 인질 석방의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요구사항과 관련,아프가니스탄 정부에 유연한 대처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백 실장이 특사인 만큼 피랍자들의 조기 석방을 위해 고위급 수준의 폭넓고 심도 깊은 논의를 아프간 정부와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인 남성 인질 1명이 치료를 받았다는 소식까지 전해지고 있어 석방 협상이 장기화할 경우 피랍자들의 건강과 안전문제도 우려되고 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