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선이 일시적으로 무너졌으나 조만간 상승추세를 이어가 내년 초 2300선까지 오를 것이다."

2005년 3월 3~4년 내 코스피지수 2000선 돌파 전망을 내 놨던 임태섭 골드만삭스 리서치부문 대표는 27일 "빠질 시점에서 빠지는 것 뿐"이라며 이날 급락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4개월간 급등한 데 따른 자연스런 조정"이라며 "국내외 경제나 기업 실적,유동성 측면에서 이상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 경기 둔화 가능성이나 유가 인상,원화강세 등 위험 요인에 대해 최근 시장 참가자들이 간과한 측면이 있었다"며 "문제는 펀더멘털(내재가치)이 아니라 센티멘탈(투자심리)이었다"고 지적했다.

임 대표는 외국인의 공격적 매도에 대해 "2003년 신용카드 사태로 코스피지수가 500선대까지 급락한 상황에서 유입된 자금이 빠져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주가가 크게 올라 밸류에이션 매력이 사라지면서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이날 주식시장에서 사상 최대인 8500억원어치를 내다 팔며 지수하락을 주도했다. 그는 "앞으로 4조~5조원 정도는 더 팔아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이 30%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지수가 하락하면 외국인 매도 강도는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또 외국인 매도는 수급엔 부담이지만 우량주에 대한 유통물량을 늘리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며 기관과 연기금이 이를 잘 소화해 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에 대해서도 임대표는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이미 유동화돼 위험이 분산돼 있다"며 "모기지 관련 부실채권을 인수하려는 기관이 있다는 것은 금융 시스템 내에서 해결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신용 시장 전체를 경색시킬 정도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최근 미 증시 하락은 신용 경색 우려보다는 2분기 기업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실적을 확인하고 쉬어가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 증시나 우리 시장 역시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임 대표는 "미 증시는 내년 10% 이상의 수익을 안겨 줄 것"이라며 "한국 증시도 내년 초 2300선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내년 국내 기업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15%에다 주가수익비율(PER) 15배를 적용한 것이다. 하지만 상승 속도는 완만하게 실적을 확인하면서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임 대표는 "증시가 실적에 민감하게 반영할 것인 만큼 주식이나 섹터별 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기술주 은행주 소비주를 중심으로 실적에 따라 차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