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드디어 2000포인트 시대를 열었다.

선진 시장으로 가는 주요 길목이란 상징적 의미에서 2000포인트 돌파는 축하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2000포인트 안착까지는 다소 굴곡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마냥 기뻐하기 보단 냉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26일 신영증권은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예상보다 한템포 빨리 상향 조정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추가 상향에 대한 기대감은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한국의 신용등급 조정에 가장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

한편 이 증권사에 따르면 과거 국가 신용등급 상향 이전에 주가가 오른 경우는 16차례 가운데 무려 13번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우 연구원은 "그러나 신용등급 상향 이후의 주가 흐름은 그다지 규칙적이지 않았다"면서 "등락률 자체가 들쭉날쭉했을 뿐더러 등급 상향 이후 평균 시장 수익률을 상회한 경우도 3차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당장 주가 방향이 이전과 달라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향후 주식시장의 흐름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고 판단.

삼성증권은 "2000포인트 돌파와 안착은 별개의 문제"라면서 "과거 1000포인트 돌파 이후 안착까지 진통의 과정이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굴곡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조정다운 조정없이 올라왔다는 사실 자체가 부담 요인이며, 리스크 요인들이 여전히 잠재돼 있어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

풍부한 유동성과 낙관적인 투자심리를 배경으로 한 오버슈팅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지만, 급등시 차익실현을 병행하는 전략이 적절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 밖에 한국투자증권 소민재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과거 라운드 넘버를 돌파한 이후엔 상승 동력이 소진되는 모습이 자주 나타났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신흥 국가들의 경제 성장 논리, 국내외 유동성 확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등 2000포인트 돌파를 이끈 요인들이 변함없이 유지된다면 이번엔 증시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있는 은행 업종과 기계, 조선 등에 대한 관심을 권고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