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1명 피살… 협상전략 수정 불가피...탈레반 강ㆍ온파 요구달라 협상에 애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아프가니스탄 피랍 한국인 중 8명을 우선 석방시키려던 노력이 막판 무산됨에 따라 정부는 협상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지난 25일 8명의 석방이 추진되는 사이 배형규 목사가 피살됨에 따라 정부는 납치범들이 요구한 몸값과 탈레반 죄수 석방을 최대한 빨리,동시에 충족시켜줘야 하는 어려운 처지가 됐다.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 사이에 샌드위치가 된 형국이다.
정부는 몸값 협상에 우선 순위를 뒀으나 납치세력은 갑자기 노선을 바꿔 탈레반 죄수 석방에 무게를 실으면서 정부의 부담은 더 커졌다.
정부는 26일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을 대통령 특사로 현지에 파견,아프가니스탄 정부 설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인 억류 두 군데 또는 세 군데?
정부가 8명 우선 석방을 추진한 이유는 한국인 인질 23명이 세 개의 그룹에 분산 수용돼 있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무장단체에 잡힌 한국인 23명 중 14명은 8명·6명 두 그룹으로 나뉘어 협상파에,9명은 강경 세력에 억류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파는 현금 등 실리를 챙기려 한 반면 강경파는 탈레반 죄수 8명의 석방을 고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장에는 이 세 그룹의 목소리가 혼재해 있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납치 단체가 하나냐'는 질문에 "우리의 협상 창구는 하나였다"고 말해,쉬운 요구부터 들어주고 선별 석방을 추진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상대 집단이 하나의 그룹이 아니라 몇 개의 그룹이고 한국인들도 분산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성격과 목적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CBS방송과 전화통화를 한 피랍 여성은 "인질들은 두 군데로 나뉘어 분산 수용돼 있다"면서 자신은 17명의 다른 여성들과 함께 있으며 나머지 남성들은 다른 곳에 수용돼 있다고 다른 입장을 내놨다.
◆납치단체 강경해져
납치단체는 전날 8명을 먼저 풀어주려던 계획을 막판에 철회했다.
납치세력의 태도는 8명 석방을 전후로 갑자기 강경해졌다.
돈을 받고 인질을 풀어주는 문제를 놓고 무장세력 내에 갈등이 생기면서 강경파가 협상 주도권을 접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며 언론에 수시로 등장해온 유수프 아마디가 납치세력 전체를 대표한다고 보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한국인 9명을 억류하고 있는 강경 그룹의 주장을 대변하거나 연결돼있고,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아마디는 이날도 협상 시한을 제시하고 탈레반 죄수 8명을 석방하지 않으면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천 대변인은 "무장세력에 통일성이 없는 것 같고 또 변해왔다.
이 점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아프간 정부 설득이 관건
탈레반 죄수·인질 맞교환을 성사시키기 위해 대통령 특사로 파견된 백 실장이 얼마나 성과를 낼지가 관건이다.
천 대변인은 "오늘 새벽 아프간 내무장관이 협상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 대책반은 아프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대통령 특사는 그 일에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아프간 정부에 대한 특사"라고 말해 백 실장이 아프간 정부와의 교섭에 집중할 것임을 시사했다.
정부가 납치세력과 별도로 아프간 정부에 어떤 보상을 해줘야 할지는 또 다른 숙제다.
압둘 칼리드 아프간 내무차관은 탈레반 죄수 석방에 반대해왔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새벽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 두 번째 전화통화를 가졌다.
"한국인들의 석방을 위해 최대한 협조해줄 것"을 요청하고 약속받는 내용이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
지난 25일 8명의 석방이 추진되는 사이 배형규 목사가 피살됨에 따라 정부는 납치범들이 요구한 몸값과 탈레반 죄수 석방을 최대한 빨리,동시에 충족시켜줘야 하는 어려운 처지가 됐다.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 사이에 샌드위치가 된 형국이다.
정부는 몸값 협상에 우선 순위를 뒀으나 납치세력은 갑자기 노선을 바꿔 탈레반 죄수 석방에 무게를 실으면서 정부의 부담은 더 커졌다.
정부는 26일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을 대통령 특사로 현지에 파견,아프가니스탄 정부 설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인 억류 두 군데 또는 세 군데?
정부가 8명 우선 석방을 추진한 이유는 한국인 인질 23명이 세 개의 그룹에 분산 수용돼 있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무장단체에 잡힌 한국인 23명 중 14명은 8명·6명 두 그룹으로 나뉘어 협상파에,9명은 강경 세력에 억류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파는 현금 등 실리를 챙기려 한 반면 강경파는 탈레반 죄수 8명의 석방을 고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장에는 이 세 그룹의 목소리가 혼재해 있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납치 단체가 하나냐'는 질문에 "우리의 협상 창구는 하나였다"고 말해,쉬운 요구부터 들어주고 선별 석방을 추진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상대 집단이 하나의 그룹이 아니라 몇 개의 그룹이고 한국인들도 분산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성격과 목적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CBS방송과 전화통화를 한 피랍 여성은 "인질들은 두 군데로 나뉘어 분산 수용돼 있다"면서 자신은 17명의 다른 여성들과 함께 있으며 나머지 남성들은 다른 곳에 수용돼 있다고 다른 입장을 내놨다.
◆납치단체 강경해져
납치단체는 전날 8명을 먼저 풀어주려던 계획을 막판에 철회했다.
납치세력의 태도는 8명 석방을 전후로 갑자기 강경해졌다.
돈을 받고 인질을 풀어주는 문제를 놓고 무장세력 내에 갈등이 생기면서 강경파가 협상 주도권을 접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며 언론에 수시로 등장해온 유수프 아마디가 납치세력 전체를 대표한다고 보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한국인 9명을 억류하고 있는 강경 그룹의 주장을 대변하거나 연결돼있고,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아마디는 이날도 협상 시한을 제시하고 탈레반 죄수 8명을 석방하지 않으면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천 대변인은 "무장세력에 통일성이 없는 것 같고 또 변해왔다.
이 점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아프간 정부 설득이 관건
탈레반 죄수·인질 맞교환을 성사시키기 위해 대통령 특사로 파견된 백 실장이 얼마나 성과를 낼지가 관건이다.
천 대변인은 "오늘 새벽 아프간 내무장관이 협상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 대책반은 아프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대통령 특사는 그 일에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아프간 정부에 대한 특사"라고 말해 백 실장이 아프간 정부와의 교섭에 집중할 것임을 시사했다.
정부가 납치세력과 별도로 아프간 정부에 어떤 보상을 해줘야 할지는 또 다른 숙제다.
압둘 칼리드 아프간 내무차관은 탈레반 죄수 석방에 반대해왔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새벽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 두 번째 전화통화를 가졌다.
"한국인들의 석방을 위해 최대한 협조해줄 것"을 요청하고 약속받는 내용이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